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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패션in패션]지구촌 유행도시 노출패션 ‘백리스’ 강세

입력 | 2003-07-24 16:45:00

안나수이 컬렉션에 등장한 캐주얼한 홀터톱(왼쪽). 돌체앤드가바나 쇼에 선보인 오프숄더는 특히 런던에서 인기있는 스타일이다. 사진제공 퍼스트뷰코리아


여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패션코드는 ‘노출’이다. 보수적인 옷차림에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언제부터인가 탱크톱이며, 슬리브리스, 미니스커트 등의 용어가 낯설지 않게 되었다.

이제는 이런 스타일을 시도해볼까 말까를 망설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어울리게 입을까를 고민해야 될 때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노출 패션에는 어떤 종류들이 있으며 어떻게 코디네이션하는 것이 좋을까. 또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해외 멋쟁이들의 노출 패션 트렌드는 무엇일까.

캐주얼을 선호하는 런던의 톱 스타일(사진1) 변형 캐미솔톱에 마이크로 미니스커트를 입고 커다란 플라스틱 귀고리로 액센트를 준 밀라노 여성(사진2) 기본 크롭트 팬츠에 홀터톱을 입어 시원하게 등을 강조한 파리지엔9사진3) 톱에 소녀적 분위기의 스커트를 받쳐입은 뉴요커, 게다형 슬리퍼 역시 올 여름 뉴욕의 인기아이템이다(사진 4)

●노출의 종류

‘탱크톱’, ‘홀터톱’, ‘튜브톱’….

모두 ‘노출 패션’을 연출하기에 좋은 섹시한 상의를 가리키는 말이다. ‘노출 패션’에 대한 거부감은 많이 사라졌지만 각각의 정의에 대해서는 여전히 헷갈려 하는 사람이 많다.

‘탱크톱’은 목둘레가 U자형으로 파인 민소매 셔츠다. 스포티한 느낌을 내기 때문에 ‘노출 패션’을 처음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적당하다.

올 봄, 여름 해외 패션쇼 무대부터 거리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홀터톱’과 ‘캐미솔톱’이다. ‘홀터톱’은 등을 깊게 파서 등살의 대부분을 노출시키고 어깨선을 목 뒤에서 묶는 스타일. 가는 굵기의 스트랩으로 어깨끈을 단 일명 ‘끈나시’는 ‘캐미솔톱’이라고 부른다.

‘노출 패션’에서도 하드코어 장르로 분류되는 디자인은 어깨에 닿는 끈 없이 가슴과 배 부분만 꼭 조여 주는 ‘튜브톱’ 또는 ‘배어톱’. 지난해 여름부터 국내 거리에도 하나 둘 선보이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입는 사람이 더 늘어났다. ‘오프 숄더’는 목둘레 라인을 마치 보트의 옆 선 라인처럼 넓게 파서 한쪽 또는 양쪽 어깨가 드러나도록 입는 스타일을 말한다.

올 봄, 여름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미니스커트와 함께 다양한 ‘톱 아이템’들을 어떻게 소화해 내는 것이 좋을까.

● ‘백리스(backless)’ 와 ‘원 포인트 코디네이션’

올 여름 뉴욕 파리 밀라노 등 세계적인 패션 스트리트의 화두는 ‘섹시한 뒷모습’이다. 등을 많이 노출시키는 ‘백리스(backless)’ 패션의 열기가 다른 어떤 해 여름보다 강해졌다.

특히 다양한 길이와 모양의 어깨끈이 멋스럽게 드러날 수 있도록 ‘캐미솔톱’을 두 개 이상 겹쳐 입거나 ‘캐미솔톱’과 ‘홀터톱’을 함께 겹쳐 입어 적당히 등을 노출시키고 어깨 끈으로 변화를 주는 방식의 스타일링이 많다. 속옷 노출에 거부감이 덜한 서양인들은 이 때 브래지어의 끈을 ‘캐미솔톱’ 대신 사용하기도 한다.

상체 노출이 심하다면 하의는 매우 평범하고 캐주얼하게 코디네이션 하는 것이 해외 멋쟁이들의 센스다.

나라별 유행에 따라 이 센스는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멋쟁이 파리지엔들은 다양한 스타일의 ‘백리스 패션’으로 섹시한 상체를 강조하지만 올 여름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미니스커트 대신 팬츠를 택한다. 우아한 견갑골을 강조하기 위해 시원하게 상체를 드러내는 대신 하의는 다소 타이트한 데님 팬츠나 7분 카고 팬츠를 입는 것이 공식처럼 되어 있다.

영국 런던 거리에서는 등보다는 어깨선이 중요하다. 한쪽 또는 양쪽 어깨선이 드러나는 ‘오프숄더’ 톱이 가장 인기다. 주로 데님 팬츠와 함께 코디네이션 하는데 여기서도 톱 두 개를 겹쳐 입는 레이어링이 두드러진다. 캐주얼하게 어깨선을 강조하면서 톱의 끈으로 변화 포인트를 준다. 전반적으로 캔버스화나 운동화 차림이 많이 보인다. 어깨선에 자신이 없다면 미니스커트로 다리 쪽에 시선을 모아보는 것도 좋겠다. 런던 거리에서는 밑단을 찢어서 자연스럽게 오래된 듯한 느낌을 주는 미니스커트를 ‘오프숄더’와 함께 매치하는 경우가 많다.

여성스러운 이미지의 미니스커트를 입을 때는 대부분 캐주얼하고 경쾌한 디자인과 색상의 티셔츠를 매치하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

여름이 무척 덥고 일찍 시작되기 때문인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보다 과감한 스타일을 볼 수 있다. 미니스커트와 ‘탱크톱’을 매치해 아래 위를 함께 노출한다. 미니스커트 중에서도 길이가 짧은 ‘마이크로 미니’를 입은 여성들이 많이 보이는데 이를 ‘탱크톱’, ‘캐미솔톱’과 함께 입는다. 밀라노에서 유독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액세서리는 다소 유치한 느낌이 드는 흰색의 플라스틱 구슬 목걸이. 어떤 디자인의 톱을 입든지 커다란 흰색 플라스틱 구슬 목걸이와 같은 소재의 팔찌를 함께 매치하는 경우가 많다. 눈에 잘 띄는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기 위한 것이다.

미국 뉴욕 맨해튼 거리의 노출패션은 캐주얼과 ‘소녀적 취향’으로 양분된다. ‘마이크로 미니’를 어느 도시보다 많이 입는데 이를 뉴요커 특유의 세련된 검은색 상의와 코디네이션하든지 반대로 소녀적이고 로맨틱한 디자인과 곁들이는 것이다. 전반적으로는 파리처럼 아기자기하게 어깨선을 강조하는 아이템보다는 단순하거나 도시적인 느낌의 캐주얼이 많다.

시골 처녀 같은 이미지의 무릎 아래 길이의 화이트 스커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이 특징인데 몸에 꼭 맞는 톱 + 치마 밑에 주름이 여러 단으로 잡힌 ‘티어드 스커트’ + 엄지와 검지 발가락 사이를 끼어 신는 굽이 낮은 슬리퍼가 일반적인 스타일링.

세계 여러 도시 멋쟁이들의 노출 패션을 분석해보면 상하의 가운데 한 쪽만을 시원하게 드러내거나 눈에 잘 띄는 액세서리로 시선을 모으게 하는 ‘원 포인트 코디’가 강세다. 어깨선을 강조할지,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줄지, 다리 라인을 드러낼지는 취향에 따른 각자의 선택의 몫이다.

이현주 퍼스트뷰코리아 패션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