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금 해금기다. 국민 누구나 잘못된 것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남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난하는 일이 새로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어떤 때는 붕괴 직전의 나라처럼 보이기도 한다.
한국에 중요한 일은 이런 부정적인 에너지와 노력을 한데 모아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려면 중심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한국의 국가적 초점을 ‘5년 안에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으로 잡았으면 한다. 만약 한국이 5년 안에 1인당 국민소득을 2만달러로 올린다면 현재의 비관적 환경을 긍정적인 것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나라의 시스템이 잘 작동되는 경우에는 경제와 사회 하부구조에 중대한 변화가 생기는 일이 매우 드물다. 급격한 변화는 정치적으로 위험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필자는 ‘5년 안에 국민소득 2만달러’를 새 주제로 제안하는 것이다. 한국이 이 개념을 채택한다면 사회 지도자들이 이 주제에 상응하는 과감한 방안들을 추진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한국이 경제적으로 많은 문제에 직면한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은 현재 경제 인프라와 성장모델이 한계에 부닥쳐 있기 때문이다. 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한국은 다가오는 몇 년간 경제성장이 더 느려질 수 있으며 주기적 경제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한국이 상호비난 게임을 하며 힘을 낭비할 것이냐, 아니면 차세대 부의 창조를 위한 기초를 놓는 데 힘을 사용할 것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경제 사회의 모든 요소들이 미래의 비전과 청사진, 변화 실행을 위해 한군데로 모아져야 한다.
만약 성장엔진이 변하지 않는다면 한국 경제의 부담은 점차 커질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충분한 일자리를 창출해 줄 능력이 없어지고, 노동자들을 조기 퇴직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비효율적인 기업들은 잘 나가는 기업들과 정부에 손을 벌리게 될 것이다. 노동운동을 통해 임금이 늘어나도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세금으로 다시 뜯기게 될 것이다. 한국은 국민소득 1만달러대를 넘어설 수 없는 덫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것은 무자비한 경쟁이 진행되는 국제사회의 냉혹한 현실이다.
한국이 빠른 성장의 길로 되돌아가려면 거시적인 관점에서 비능률성을 제거하고 새로운 성장의 근원을 찾는,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비능률적인 것들은 정부정책들과 규제들, 기업조직, 노동관행 등에서 쉽게 눈에 보인다. 성장 원동력과 관련해 한국은 금융 부문을 잠재성장 분야로 볼 필요가 있다. 만일 진보적인 규제정책이 채택된다면 수년 내에 금융부문이 한국의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6·25전쟁 이후 각 세대는 후세들을 위해 더 나은 삶의 수준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지난 5년 동안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만달러 고개에 묶여 있었다. 현 세대의 한국인은 후세를 위해 무엇을 물려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현 세대가 해야 할 일은 더 부유하고, 덜 위험하며, 더 강한 한국을 위한 초석을 깔아 놓는 일이다. 그렇게 하려면 모두가 단합해 경제시스템의 비효율을 제거하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데이비드 전 미국 '디스커버리 캐피털' 매니지먼트 파트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