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가 25일 청와대에서 오찬을 갖기에 앞서 건배를 하고 있다. -박경모기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1시간여 동안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노 대통령은 회담에서 전날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북핵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될 것이다”고 강조한 뒤 “주한 뉴질랜드 대사가 두 차례나 북한을 방문해 북측을 설득하는 등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준 데 대해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고 이해성(李海成)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이에 클라크 총리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당장 중단돼야 하며 한국과 미국 일본의 한반도 핵 긴장 완화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한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회담에 곧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앞으로 뉴질랜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양국간 청소년 교류 확대를 제안했고 클라크 총리는 “현재의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램(관광취업사증)’을 계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부산과 오클랜드 두 도시간에 영화산업분야의 협력문제도 논의했다.
클라크 총리는 한국 싱가포르 뉴질랜드 칠레 4개국이 참여하는 ‘사각형’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추진하자고 제안했으나 노 대통령은 “아직 우리나라는 농업문제가 상당히 민감한 문제여서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고 답변을 보류했다.
6·25전쟁 참전국으로 정전협정 50주년을 맞아 방한한 클라크 총리는 26일 부산 유엔묘지를 참배하고 27일 유엔군사령부 주관의 정전협정 조인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28일 한국을 떠난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