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본격 찜통더위가 시작된다고 한다.
이즈음 한의원에는 땀을 많이 흘려 기가 허해진 것 같다며 보약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잦아진다.
그러나 땀이 난다고 해서 무조건 기가 허하거나 보약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체질에 따라 땀샘의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개개인의 땀 흘리는 양도 다르다. 때문에 남보다 땀을 많이 흘린다고 해서 모두 기가 허하거나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한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지 않으면서도 쉽게 탈진하거나 맥을 못 추는 사람이 있다.
이 또한 체질의 차이다.
이를테면 소음인 체질은 땀이 많지 않다. 따라서 과도한 발한(發汗)은 금방 체력을 소진시켜 쉬 지치게 만든다. 특히 더위를 잘 먹는 체질은 소화력이 떨어지고 미열이 있으며 입이 마르고 설사를 하는 경우가 잦다.
이런 사람은 여름에 삼계탕이나 인삼 황기를 달여 먹으면 효과가 있다.
태음인 체질은 오히려 적당한 발한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이런 경우 땀을 흘린다고 해서 굳이 보약을 찾을 필요는 없다.
더위를 가장 싫어하는 소양인에게는 일정한 정도의 땀은 괜찮지만 일부분에만 땀이 나는 것은 좋지 않다. 이를테면 머리나 얼굴 부위에만 땀이 집중되는 경우는 몸의 열이 상부로 심하게 오르는 증상이다.
이러한 체질의 차이는 사우나를 다녀오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온몸의 땀을 빼고 나서 시간이 흐를수록 몸이 가벼우면 태음인, 시간이 지날수록 기운이 처지고 몸이 무거워지면 소음인일 확률이 높다.
소양인은 체내에 열이 많아 더운 곳이라면 아예 근처에 가지 않으려는 경향이 짙다.
이처럼 우리가 흘리는 ‘땀’은 체질의 반영이며, 증상의 발현이므로 무심코 넘길 일이 아니다.
최은우 서울 홍제동 가정한의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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