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제조업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임금증가율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업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자원부와 한국생산성본부는 27일 발표한 ‘2003년도 1·4분기(1∼3월) 노동생산성 동향’을 통해 올 1·4분기 노동생산성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높아졌으나 시간당 임금은 11.3%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일정한 노동을 했을 때 생산물은 조금 늘어나고 노동에 대한 대가(임금)는 많이 지불했다는 뜻이다.
2000년 평균을 100으로 할 때 올 1·4분기 노동생산성은 108.9로 작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이 같은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지난해 4·4분기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7.2%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으며 2002년 평균 증가율 8.2%보다는 5.2%포인트나 낮았다.
산자부 당국자는 “이처럼 올 들어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낮아진 것은 내수용 소비재 출하가 1.6% 감소하는 등 산업생산이 작년 동기 대비 5.8% 증가에 그쳤으나 노동투입량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뚝 떨어졌지만 1·4분기 중 단위노동비용(생산물 단위당 노동투입비용)은 8.1% 늘었다.
특히 시간당 임금은 11.3% 오른 것으로 집계돼 단위노동비용 증가의 결정적 원인으로 분석됐다. 또 1·4분기 중 물가상승률까지 감안한 실질임금 상승률은 8.5%였다.
한편 업종별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중공업의 경우 4.5%로 전 업종 평균치보다 높은 반면 내수시장에 직접 영향을 받는 경공업은 3.3% 감소했다.
노동생산성이 감소한 분야는 의복·모피(―9.3%) 가구·기타 제조(―7.1%) 출판·인쇄(―8%) 고무·플라스틱(―6.2%) 등이었다. 반면 담배(23.7%) 의료·정밀·광학기기(14.5%)는 노동생산성이 비교적 크게 높아졌다.
단위노동비용은 의료·정밀·광학기기(―3.9%) 담배(―0.5%) 등 2개 업종만 줄었을 뿐 나머지 모든 업종에서 늘었다. 특히 의복·모피(23.6%) 가구·기타제조(19.4%) 출판·인쇄(19.3%) 등의 노동비용 증가율이 높았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