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에 ‘사오정’은 없다.
45세 정년을 빗댄 신조어가 나올 만큼 중년 세대가 발붙일 곳이 점점 사라지고 있지만 미국PGA투어에선 세월이 거꾸로 흐르는 듯하다.
28일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리버하일랜드TPC(파70)에서 끝난 그레이터하트퍼드오픈(총상금 400만달러). 50줄을 바라보는 피터 제이콥슨(49·미국)은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최종합계 14언더파를 기록하며 2위 크리스 라일리(30·미국)를 2타차로 제치고 8년 만에 투어 우승컵을 안았다. 투어 사상 7번째 최고령 우승. 1995년 뷰익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182개 대회 무관 행진을 마감한 것. 30세 때인 1984년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7만2000달러를 받은 제이콥슨은 19년 만에 정상에 복귀하며 그 10배인 72만달러의 우승 상금을 챙겼다.
지난주 50세의 크레이그 스태들러(미국)가 BC오픈에서 역전우승한 데 이어 2주 연속 노장 바람이 분 미국PGA투어는 시즌 6번째 40대 이상의 챔피언을 배출했다. 풍부한 경험이 빛을 본 데다 첨단 장비의 도입으로 거리에서도 밀리지 않은 덕분.
내년 3월이면 시니어투어로 전환하는 제이콥슨은 “필드에 서면 나이는 생각하지 않는다. 스태들러, 제이 하스(49) 톰 잡슨(53) 같은 노장들의 활약이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최경주(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합계 6언더파로 공동 18위에 머물렀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