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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기업]노트북 가방 전문업체 TY월드

입력 | 2003-07-28 18:22:00

노트북컴퓨터용 가방 전문업체 TY월드의 김희범 회장(오른쪽에서 세번째)과 직원들이 자사 제품을 놓고 제품 개발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TY월드


경기 용인시 모현면에 위치한 TY월드 본사를 찾은 방문객들은 적어도 세 번은 탄성을 지르게 된다.

우선 주변의 자연 경관과 조화를 잘 이룬 건물의 빼어난 외관에 놀라고, 건물 안 곳곳에 진열된 유명 화가들의 미술품을 보고 또 놀란다. 더욱 놀라운 점은 본사 직원이라고 해야 45명이 전부인 이 회사 노트북 가방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무려 60%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TY월드는 1991년 창업한 이래 노트북 가방 사업에 승부를 걸어 세계 최강의 제조업체로 성장했다. 남보다 앞서 노트북 가방이라는 틈새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이 주효했던 것.

창업 직후 미국 타거스와의 제휴는 노트북 가방 시장을 석권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했다. TY월드는 타거스를 통해 컴팩(현 HP), 델, 소니 등 세계적인 PC 제조업체들에 가방을 납품하면서 수출물량을 크게 늘렸다. 무명의 헬스기기 회사였던 타거스를 세계적인 컴퓨터 액세서리 브랜드로 성장시킨 것도 바로 TY월드의 노트북 가방이었다.

TY월드 김희범 대표이사 회장은 엄격한 품질 관리를 경쟁력의 원천으로 꼽았다. 그는 “노트북을 담는 노트북 가방도 전자부품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제조 과정에서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1993년 수십년 뒤에라도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수선해주는 평생품질보장제를 도입했다. 봉제 제품에서 평생보증을 실시한 것은 전례가 없던 일. 그만큼 직원들의 품질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또 효율적인 품질 관리를 위해 본사와 중국 및 인도네시아 공장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생산체계를 갖췄다. 수작업에 의존하던 디자인과 패턴 작업을 전산화해 전 제품을 규격화했다. 김근묵 부사장은 “모든 자재는 본사의 엄격한 품질검사를 통과한 것만 사용함으로써 불량률을 크게 낮췄다”고 설명했다.

제품 디자인은 최근 들어 가장 역점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 각종 해외 전시회 참가와 해외 법인을 통해 세계 시장의 흐름을 신속하게 파악해 제품 디자인에 반영하고 있다.

TY월드는 올 들어 ‘모바일에지’라는 노트북 가방 독자 브랜드를 선보였다. 세계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하려면 부가가치가 높은 자체 브랜드 생산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레저스포츠 분야의 기능성 가방과 스포츠 장구류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64억원과 53억원. 독자 브랜드 추진으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수출이 줄어 2000년 800억원에 육박했던 매출이 최근 2년간 감소세를 보였다는 게 회사측 설명. 재무구조도 탄탄해 지난해 말 현재 부채비율은 67%, 유보율은 485%였다.

김 회장은 “조만간 독자 브랜드가 뿌리를 내리면 매출액과 이익 규모가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을 것”이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가방 브랜드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용인=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