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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時價로 매입-방출한다…2006년부터 공공비축제 도입

입력 | 2003-07-28 18:23:00


정부는 이르면 2006년부터 현행 추곡수매제 대신 공공비축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또 농림부 명칭을 ‘농업식품농촌부’로 바꾸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농림부는 28일 청와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주요 농정(農政) 추진 현황’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농림부는 우선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 협상에 대비해 추곡수매제를 폐지하고 시가(時價)에 쌀을 사고 시가에 방출하는 공공비축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상만(許祥萬) 신임 농림부장관은 보고에서 “DDA협상에 따라 국내 수매보조금이 줄어들면 추곡수매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행 추곡수매제는 국내 생산량의 일정비율을 매년 정부가 의무적으로 사들이는 방식. 수매량과 가격을 정부와 국회가 정책적 판단으로 결정하므로 수매가는 시가보다 조금 높다.

반면 공공비축제는 쌀 수급을 시장기능에 맡기면서도 적정한 쌀 재고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그때그때 시가로 쌀을 사고파는 방식이다. 현실적으로 추곡수매제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이 제도가 폐지되면 농민들의 안정적 수입 확보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정학수(丁鶴秀) 농림부 농업정책국장은 “쌀 농업 직불금 확대 등 추곡수매제 폐지에 따른 농가 보상 방안을 마련한 뒤 공공비축제를 도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농림부는 또 농림부 기능이 기존의 농업관련 생산과 수급조절에서 식품안전 농업인소득 농촌개발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에 맞춰 부처 명칭을 ‘농업식품농촌부’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한다. 농림부는 8월 중 부처명칭 변경을 정부혁신위원회와 협의키로 했다. 이와 함께 △2006년까지 농민 건강보험료 50% 인하 △쌀 개방에 대비한 영농 대규모화 △고령·영세농을 위한 연금형 경영이양 직불금(농업 포기자에게 연금형으로 현금 지원)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새만금사업을 환경친화적으로 계속 추진하고 농산물품질관리원 수의과학검역원 식물검역소 등 산하 기관을 ‘농축산물 검사·검역청’(가칭)으로 통합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농림부의 업무보고를 받은 뒤 “농업 관련 로드맵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실질적인 2차 농업 구조조정이 되도록 농정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문제 등 농정현안과 관련해 “농림부가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농민단체를 만나면서 설명과 홍보에 힘써 달라”며 “이런 문제는 정치권에 협조를 구하기보다 농림부 공무원들 각자가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직접 나서서 풀어나가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고 윤태영(尹太瀛) 대변인이 전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