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새음반]더 강하게 정통 록으로 …윤도현밴드 6집 'YB스트림'

입력 | 2003-07-29 17:34:00

록의 선명성을 외치고 나선 ‘윤도현 밴드’의 박태희 김선문 윤도현 허준 김진원(왼쪽부터). 김선문은 DJ 선댄스로 정규 멤버는 아니나 새음반에서 스크래칭을 맡았다. 사진제공 다음기획


“강하게”

최근 6집 ‘YB 스트림’을 들고 복귀한 록그룹 ‘윤도현밴드’는 새 음반의 컨셉트를 이렇게 정의했다. 보컬 윤도현(31)을 비롯해 허준(기타·29) 박태희(베이스·34) 김진원(드럼·33) 등 멤버들이 이구동성이다. 윤도현은 강해졌다는 의미를 “사운드가 세졌고 메시지도 선명하게 했다”고 말했다.

“5집이 편안한 곡선인데 비해 이번 6집은 직선이다”(박태희) “파워를 극대화했다.”(허준) “원초적인 힘이 느껴지고 사운드도 후련하다”(김진원)

‘윤밴’이 ‘강하게’로 직진한 이유는 지난해 ‘월드컵 가수’의 대중성을 바탕으로 정통 록 그룹의 이미지를 다시한번 각인시키고 싶기 때문. ‘월드컵’ 이후 멤버 박태희까지도 얼굴이 잘 알려질 정도로 주목받는 바람에 ‘정통 록 그룹’의 정체성 위기를 느꼈다는 것이다.

수록곡 ‘꽃잎’ ‘YB 스토리’ ‘박하 사탕’ ‘친구’는 모두 강력하면서도 풍성한 사운드를 지니고 있다. ‘꽃잎’ ‘박하사탕’이 내놓는 사회 비판적 메시지도 선명하다. ‘꽃잎’은 여중생 장갑차 사망 사건을 다뤘고 ‘박하 사탕’은 “나 돌아갈래”하고 외친다. 이 노래는 힙합 듀엣 ‘드렁큰 타이거’의 랩으로 에너지를 더했다. ‘YB 스토리’는 윤도현 밴드의 자전적 이야기로 젊은 반항아의 궤적을 담은 노래.

새 음반에서 흥미로운 점은 댄스 히트 작곡가 윤일상과 두곡을 작업한 점. ‘자유’와 ‘잊을께’가 그것이다. 록밴드인 ‘윤밴’과 윤일상의 만남은 부조화다. 윤도현은 “월드컵 응원가인 ‘오!필승 코리아’를 함께 작업한 게 인연”이라며 “그와 작업을 통해 새로운 자양분을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자유’는 듣자마자 귀를 잡아채지만 댄스 분위기가 짙은 게 흠. 가수 이승철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윤도현은 “이 노래가 새 음반에서 가장 유별나다”고 말했다. ‘잊을께’는 윤도현과 윤일상의 퓨전 효과를 본 노래로 윤도현의 부드러움과 강함이 고루 담겨 있고 멜로디도 한결 친숙하다.

수록곡 ‘매지컬 드래곤’은 흑인 음악류의 ‘펑키’사운드와 만난 노래다. 이 곡은 윤도현의 깊은 목소리와 재즈풍의 백코러스, 익살스런 사운드로 이국적인 인상을 풍기고 가사도 영어다. 김진원은 “기존 윤도현의 목소리와 가장 다른 노래”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새음반은 국내 정상의 록 사운드를 배경으로 힙합 댄스 펑키 등과 실험적인 접목을 시도한 게 특징이다. 그런 까닭에 정돈되지는 않았으나 ‘윤밴’ 음악의 새로운 이정표를 보여준다. 윤도현은 “벌써 다음 음반에 뭔가를 넣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6월 중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월드 피스 뮤직 어워드’의 수상자로 선정돼 세계적인 밴드들과 공연했다. 박태희는 “각국 밴드들과 공연하면서 ‘윤밴’의 음악에 한국적인 요소가 얼마나 있는가하고 뒤돌아봤다”며 “한국적 록은 우리가 계속 안고 가야할 숙제”이라고 말했다.

‘윤밴’은 지난 대선전 노무현 대통령 후보를 찍겠다고 밝혀 정치적 메시지를 가진 그룹으로 비친 바 있다. 윤도현은 그러나 “그 말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두 후보중 하나를 선택했을 뿐”이며 “우리와 정치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윤밴’은 8월10일까지 서울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공연을 펼치며 9월부터 내년 4월까지 전국 순회 공연에 들어간다. 1544-1555

허 엽기자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