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철인(鐵人·Iron Man)이 될 수 있다.”
일명 ‘철인 3종’ 경기로도 불리는 트라이애슬론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트라이애슬론은 수영 사이클 달리기 3종목을 연이어 하는 스포츠. 극도의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하는 극한 스포츠다.
국내에서 처음 트라이애슬론대회가 열린 것은 1991년. 당시 제주도대회 참가자는 21명에 불과했고 2000년까지도 600명을 넘지 않았다. 트라이애슬론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한 것은 최근 3년간. 대한트라이애슬론연맹의 등록선수가 2001년 1000명, 2002년 2100명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3000명을 넘어섰다.
이는 최근 일고 있는 마라톤 붐과 관련이 깊다. 마라톤 완주로 자신감을 가진 사람들이 더욱 더 강한 체력을 요구하는 트라이애슬론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마라톤 붐이 한국보다 먼저 일었던 미국과 일본에 트라이애슬론 인구가 많은 것도 그 이유다. 일본에서는 90년대 후반부터 폭발적인 붐이 일어 50만명의 동호인이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은 활동인구가 100만명이나 된다.
트라이애슬론 코스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스프린트(수영 750m 사이클 20km 달리기 5km) △올림픽코스(수영 1.5km 사이클 40km 달리기 10km) △장거리(수영 2∼4km 사이클 120∼180km 달리기 20∼42.195km).
국내 등록선수 중에는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극한운동으로 풀고 있는 것. 초기 운동비용이 많이 드는 것도 고소득자가 많은 원인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전거가격이 200만∼600만원이나 된다.
오랜 시간 훈련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이 적다. 대회 참가자들은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는 40대가 60%이상을 차지한다. 다음으로 30대가 많다. 20대는 극소수.
대한트라이애슬론연맹 유문규전무이사는 “트라이애슬론은 청정한 야외에서 실시하는 친자연적인 운동이기도 하다. 이같은 매력이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문의 대한트라이애슬론경기연맹(www.triathlon.or.kr) 02-3431-6798
참조 한국트라이애슬론서비스(www.kts.pe.kr)=트라이애슬론 각종 정보 제공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주의사항
△지도자의 도움을 받아 훈련을 해야한다. 개인훈련은 자칫 신체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처녀 출전자는 주최측으로부터 출전에 적합한 수영실력을 지녔는지 사전 심사를 받아야한다. 파도치는 바다수영은 실내수영과 다르다.
△수영은 자유형을 해야한다. 평영을 하는 선수의 뒷발질에 얼굴이나 옆구리를 맞아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자전거는 앞 선수와 10m이상 떨어져 달려야한다. 바짝 붙어 달릴 경우 공기저항을 덜 받아 반사이익을 얻어 비신사적이다. 또한 사고 위험이 있다.
▼“킹코스! 언젠간 하고 말거야”…‘철인’에 도전하는 탤런트 최령-가수 윤해정
트라이애슬론에서 ‘철인’ 칭호는 참가자들의 공통된 꿈. 수영 3.8km 사이클180.2km 마라톤42.195km를 달리는 ‘킹 코스’를 17시간내에 완주해야 한다.
MBC탤런트 최령(29)이 ‘철인 100일 작전’에 나서 화제다. 트라이애슬론 입문 100일안에 철인이 되겠다는 것.
그는 올 가을 방영예정인 MBC주말드라마 ‘회전목마’에 캐스팅된 상태. 이미 그는 트라이애슬론 시작 불과 2개월만에 2개대회 연속 출전을 마쳤다. 지난달 29일 속초대회(수영 1.5km 사이클40km 달리기10km)와 12일 철원대회(수영 3km 사이클130km 달리기 30km)에서 모두 완주했다. 그의 목표는 8월31일 킹코스의 제주도 대회. 그는 요즘 매일 수영2시간 사이클40km 달리기 5∼10km를 연습하고 있다.
“극한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삶의 깨달음을 얻고자 철인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는 그는 “무릎이 안 좋아서 조금 걱정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해낼 자신이 있다”고 힘있게 말했다.
한편 ‘같이 있게 해주세요’ ‘그대여’ 등의 히트곡을 냈던 70년대 듀엣 ‘동그라미’의 여가수 윤해정(47)씨도 철인에 도전하고 있다. 윤씨는 20년 전 교통사고를 당했고 설상가상으로 10년 전엔 난소암을 앓는 등 굴곡 많은 삶을 살았다. 분투 끝에 난소암을 극복하고 사업에도 성공한 윤씨는 “트라이애슬론은 어려운 인생을 극복하는 과정과 너무 똑같아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4개월전 트라이애슬론을 시작한 그는 속초대회와 이천대회(27일)에 연속 출전했다.
언젠가는 ‘킹코스’에 도전하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