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호’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한 이천수가 레알 소시에다드의 연고지인 산 세바스티안에서 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동방에서 온 진주’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가 28일 ‘알프스의 나라’ 오스트리아 제펠트로 떠났다. 제펠트는 해발 1200m의 고산지대. 이천수는 이곳에서 8월9일까지 훈련한 뒤 다시 산 세바스티안으로 돌아오게 된다.
프랑스 출신 드누엑스 감독은 히딩크처럼 체력과 조직력을 매우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천수에겐 이제부터 진정한 ‘빅리거’로서의 생존게임이 시작된 셈.
이천수는 산 세바스티안에서 벌써부터 인기가 높다. 팬들은 그가 나타나면 몰려들어 사인공세를 퍼붓는다.
서포터스그룹도 결성됐다. 레알 소시에다드의 서포터스들은 골을 넣은 선수에게 상으로 값진 먹거리를 주는 전통이 있다. 후안 마리 오테이자 서포터스 회장은 “이천수가 골을 터뜨릴 때마다 최고급 쇠고기 등심 2덩어리를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들은 이천수가 ‘이웃 앙숙’ 아슬레틱 데 빌바오전에서도 큰 활약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바스코 지역엔 여러 팀이 있으나 레알 소시에다드와 아슬레틱 데 빌바오가 가장 유명하다.
빌바오는 순수 바스코출신으로만 선수가 구성돼 있다. 팬들은 8월31일 열리는 에스파뇰과의 시즌 개막전보다 9월28일 원정 경기로 열리는 빌바오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천수는 그날 살벌한 분위기를 피부로 느끼게 될 것이며 빌바오 팬들이 퍼붓는 온갖 욕설과 야유를 이겨내야 한다.
레알 소시에다드도 이천수에 대한 기대가 크다. 드누엑스 감독은 “이천수는 지난시즌 팀이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줄 선수”라고 말했다.
로베르토 올아베 레알 소시에다드 스포츠 국장도 “이천수의 빠른 스피드와 돌파력은 좁은 공간에서 빠르게 볼 패스를 요하는 스페인 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장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23골을 넣어 호나우두와 리그 득점 공동 2위에 오른 터키 출신 골잡이 니하트는 “이천수 같은 젊고 기초가 탄탄한 선수가 오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다. 드누엑스 감독은 “이천수가 잘 적응할 것인지 여부는 몇 달이 지나봐야 안다”고 말했다.
스페인=변혜정통신원hyeboom@hotmail.com
■본보 스페인통신원 변혜정씨
이천수의 스페인 프로축구 진출과 함께 본보는 스페인 교민 변혜정씨(28·사진)를 통신원으로 선임했습니다. 주 스페인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변씨는 75년 부산에서 태어나 미국 일본 등에서 공부했고 스페인에선 ‘아트 트라조스 스쿨’에서 멀티미디어 프로덕션 석사과정을 마쳤습니다. 축구 마니아인 그가 생생한 ‘이천수 소식’을 독자 여러분에게 전해드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