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골잡이들’이 모처럼 펄펄 날았다.
30일 열린 2003삼성하우젠 K리그. 올 시즌 하루 최다인 22골이 터진 가운데 ‘삼바 용병’들에 밀려 있던 국산 골잡이들이 일제히 득점포를 가동했다. 22골 중 토종이 잡아낸 골이 17골.
‘샤프’ 김은중(대전 시티즌)은 홈에서 열린 광주 상무전에서 2골을 잡아내 3-1 승리를 주도했다. 1-0으로 앞서던 전반 24분 김종현의 패스를 받아 추가골을 낚은 김은중은 후반 31분에도 쐐기골을 터뜨려 승리에 목말라 있던 1만5000여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올 시즌 9호골. 대전은 홈 2연패에서 벗어나며 승점 36을 기록해 5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광주의 이동국도 전반 34분 시즌 11호골을 잡아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네덜란드에 진출했다 돌아온 ‘진공청소기’ 김남일(전남 드래곤즈)도 대구 FC전에서 결승골을 낚아내 4-3 역전승을 이끌었다. 김남일은 3-3이던 후반 43분 골지역 오른쪽에서 신병호가 밀어준 볼을 그대로 받아 넣었다. 김남일의 시즌 첫 골이자 2000년 4월 29일 대한화재컵 대전전에서 골을 잡아낸 이후 3년3개월 만에 나온 통산 2호골.
신병호(전남)는 2-3으로 뒤지던 후반 30분 동점골을 터뜨려 시즌 11호를 기록해 득점 랭킹 공동 3위로 뛰어 올랐다.
포항 스틸러스의 ‘꺽다리’ 우성용은 부산 아이콘스전에서 10호골을 터뜨렸지만 팀은 1-1로 무승부.
반면 ‘삼바 용병’들은 주춤했다. 전북 현대모터스의 브라질 용병 페르난데스(2골)와 에드밀손이 3골을 합작한 게 전부. 전북은 브라질 용병의 맹활약을 앞세워 안양 LG를 4-2로 꺾었다. 득점 선두(16골)인 마그노는 2도움으로 승리를 도왔다.선두 다툼에선 부천 SK와 0-0으로 비긴 울산 현대가 이날 수원 삼성에 1-2로 덜미를 잡힌 성남 일화(승점 46)를 제치고 승점 47로 1위를 지켰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