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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직 세계]경제분석가 김영익씨

입력 | 2003-07-31 17:56:00

대신경제연구소에서 경제분석가와 투자전략가라는 두개의 ‘타이틀’을 갖고 활동중인 김영익 투자분석실장이 외국신문을 보면서 해외 증시동향을 챙기고 있다. 김미옥기자


기상시간 오전 4시. 조간신문들을 훑고 회사에 출근하면 오전 6시. 전날 미국 증시 동향은 어땠는지, 금리는 어떻게 움직였는지,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는 얼마나 개선됐는지 등을 체크하다 보면 시간은 금방 간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분석실장(44)에게는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 그는 하나만 해내기도 벅찬 증권사 경제분석가(이코노미스트)와 투자전략가(스트래티지스트)라는 두 개 타이틀을 모두 갖고 있다.

경제분석가는 경제 지표를 근거로 경기 흐름을 분석하고 투자자들에게 전망을 제시하는 직업. 유가와 수출입 통계, 경기선행지수 등 따져봐야 하는 국내외 지표만 수백가지에 이른다. 투자전략가는 이를 근거로 주식, 채권의 운용 비율이나 업종별 비율 등 세부적인 투자 전략을 짜는 역할이다.

“경제의 한 분야를 심층적으로 본다기보다 거시와 미시, 계량경제를 아우르는 큰 틀에서 흐름을 읽어내야 합니다. 또 이를 주가와 연계시켜 투자적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어야 하죠.”

줄곧 경제분석가로만 활동해 온 그가 투자전략 업무까지 맡게 된 것은 2001년 4월. 증권가 전체가 ‘종합주가지수 2000’을 외치고 있을 때 “500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고수한 것을 계기로 이 분야의 능력도 인정받았다.

화려한 학력을 자랑하는 대부분의 경제분석가와는 달리 그는 중고등학교를 모두 검정고시로 통과했다. 이후 서강대에서 받은 경제학 박사학위도 주경야독하면서 97년 만학(晩學)으로 따낸 것.

“집이 너무 가난해서 중학교를 못 다녔고 이후 함평농업고등학교에 들어갔는데 농사일이 너무 적성에 안 맞아서 1년6개월 만에 그만뒀어요. 대학 졸업증은 전남대 경제학과에서 장학금을 받아 간신히 따냈습니다.”

김 실장은 2001년부터 3년 연속 ‘베스트 애널리스트’ 리스트에 오른 실력파. 올해 상반기에도 매경이코노미가 선정한 베스트 이코노미스트 1위와 스트래티지스트 3위를 각각 차지했다.

경제분석가가 되려면 선천적인 감각과 통찰력만큼이나 성실함이 요구된다고 김 실장은 강조했다. 그 자신도 상반기에만 100여 차례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할 정도로 ‘발품’도 부지런히 팔고 다닌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