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호와 황선홍이 맞대결을 펼친다면….’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렸던 최순호 포항 스틸러스 감독(41)과 황선홍 전남 드래곤즈 코치(35)가 사상 처음으로 녹색그라운드에서 만난다.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03푸마올스타전이 ‘빅뱅’의 무대.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일 기자단과 방송해설위원 등 200명의 투표로 뽑은 ‘K리그 20주년 OB 올스타’ 2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OB 올스타는 80년대와 90년대 한국프로축구 ‘베스트 11’로 구분됐으며 최 감독은 80년대 팀 최다표(127)로, 황 코치는 90년대 팀 최다표(125)로 각각 뽑혔다.
최 감독은 83년부터 91년까지 포항과 럭키금성(현 안양 LG) 소속으로, 황 코치는 93년부터 포항과 수원 삼성(일본생활 제외)에서 활약해 프로무대에서 직접 맞대결을 펼친 적은 없다.
두 ‘올드 스타’는 국가대표로 더 빛났다. 최 감독은 80년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86년 멕시코월드컵축구대회 이탈리아전에서 골을 잡아내는 등 A매치(국가대표간 경기) 94회 출전에 30골. 88년 대표로 뽑힌 황 코치는 90, 94, 98년 월드컵축구대회에 이어 지난해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 출전해 폴란드전에서 골을 터뜨리는 등 한국의 ‘4강 신화’를 일군 주역. A매치 103회 출전에 50골.
이들은 1일 약속이나 한 듯 “승부보다는 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최 감독은 “그동안 웨이트트레이닝도 하고 선수들과 게임도 했기 때문에 뛰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황 코치도 “최 감독님은 내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다. 대표팀에서 투톱을 같이 본 일도 있다. 내가 여섯 살이나 젊으니까 더 열심히 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80년대 팀엔 조광래 안양 감독이 최 감독과 똑같은 127표로 선발됐고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 현 대표팀의 박성화 최강희 코치도 이름을 올렸다. 90년대 팀에는 김주성 축구협회 기술위원, 양팀 통틀어 K리그 최다골(55골) 보유자인 고정운 신홍기 등 최근 은퇴한 선수들이 포함됐다.
OB 올스타는 국내 프로축구에서 30경기 이상 뛴 경력이 있는 은퇴선수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차범근 MBC 해설위원과 미국 LA 갤럭시에서 활약하고 있는 홍명보는 후보에서 제외됐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