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무서운 타격 감각으로 팀 승리에 앞장 섰던 정성훈(23.현대)이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나 고개를 떨궜다.
정성훈은 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6회 상대 투수 라이언이 던진 몸쪽 직구에 왼쪽 손목을 맞고 쓰러져 다음 타석에서 김동수와 교체됐다.
공을 피하려다 엉겁결에 방망이를 휘둘러 삼진 아웃으로 처리된 것도 억울했지만 인근 병원에서 X-레이 촬영 결과 왼쪽 손목의 척골이 부러지는 중상으로 판명돼 최소한 4주간은 깁스를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앞으로 정밀 진단을 할 예정이지만 재활기간까지 포함한다면 최소 두달간은 경기에 출전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광주일고 시절부터 유난히 잔 부상에 시달렸던 정성훈은 올 시즌 기아에서 현대로 유니폼을 바꿔 입으면서 각오가 남달랐다.
99년 데뷔한 뒤 잇단 부상 때문에 한 시즌도 전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던 정성훈은 올 시즌 허벅지 부상으로 간혹 결장하기는 했지만 큰 부상 없이 팀의 주전을 꿰찼다.
프로 5년차가 되면서 원숙한 기량을 보이기 시작한 정성훈은 간결한 스윙과 타격 밸런스를 유지하며 직구와 변화구에 대한 대처 능력이 크게 향상됐고 이는 곧바로 무서운 타격으로 이어졌다.
정성훈은 2일까지 타율 0.350으로 이진영(SK.0.356)과 간발의 차이로 타격 2위에 올라 있었고 최다 안타 3위(107개), 출루율 10위(0.401) 등 현대의 중심타자로서 제 몫을 해내고 있었다.
타격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빠른 발과 강한 어깨로 3루를 든든히 지켜 현대의 고공비행에 큰 힘이 돼 왔다.
비록 현대는 이날 경기에서 정성훈을 대신해 출전한 김동수가 승리에 쐐기를 박는 3점 홈런을 터뜨린 덕택에 6-3으로 승리, 단독 선두를 질주했지만 정성훈이 빠지면서 입게 될 전력 손실은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이날 안타를 기록하지 못해 타율이 0.346으로 떨어진 정성훈이 또다시 찾아온 부상탓에 한풀 꺾인 상승세를 만회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 아쉬움은 더욱 진하게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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