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안정환(27·시미즈 S펄스·사진)의 유럽행은 물 건너 갔나.
안정환의 유럽행이 여러 걸림돌로 인해 진로가 불투명하다.
가장 큰 문제는 돈. 안정환의 에이전트사인 이플레이어는 안정환을 페루자(이탈리아)에서 시미즈(일본)로 이적을 도운 일본 측 대행사 PM에 28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또한 PM사는 안정환의 이적과 관련해 최소한 이적료 250만달러(30억원)에 연봉 80만달러(9억6000만원) 정도는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플레이어측은 안정환이 비교적 나이가 많고 페루자 시절 부진했으며 올 시즌 일본무대에서도 활약이 미비했던 점도 이적에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안정환의 포지션이 공격수라는 점 때문에 프리메라리가에서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
축구전문가들은 그 정도 액수면 발칸지역이나 동유럽 또는 남미지역에서 안정환 보다 기량이 좋은 공격수들을 얼마든지 영입할 수 있다며 스페인 행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문제는 안정환이 ‘최근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에 이적료 350만달러(42억원), 연봉 50만달러(6억원)를 받고 이적한 후배 이천수보다 자신은 더 받아야 된다’는 자존심을 내세우고 있는 것.
안정환은 빅 리그 진출이 좌절될 경우 은사인 거스 히딩크 감독의 PSV 아인트호벤(네덜란드) 이적도 노리고 있지만 이 또한 아인트호벤의 선수 수급 및 재정문제로 쉽지 않다.
그동안 ‘유럽행’을 추진하던 안정환에 대해 관망적인 자세를 취했던 시미즈도 최근 그를 잡아두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안정환의 한 측근은 “안정환이 시미즈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것 같다. 이천수의 이적 등으로 자존심이 상한 것도 있지만 유럽진출에 대한 의지가 확연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안정환은 당분간 일본에서 뛸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높은 상태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