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표류기’ 육필 원고. 1667년 하멜이 동인도회사 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로 밀린 월급을 청구하기 위해 작성했다. -사진제공 국립제주박물관
‘휴양지’ 제주도는 바다와 산, 섬들이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 환경으로 휴가를 보내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에서 편안한 휴식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잠깐만 짬을 내 문화의 향기를 함께 향유한다면 훨씬 보람찬 휴가가 될 수 있다. 마침 제주도에서 볼 만한 전시회가 열린다.
국립제주박물관이 마련한 ‘항해와 표류의 역사’전은 네덜란드 선원 하멜이 제주도에 표착한 지 35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행사다. 하멜의 육필 원고 진본을 비롯해 각종 기록과 유물 250여점이 선보인다.
전시는 모두 3부분으로 나뉜다. 야외전시장에서 열리는 1부 ‘네덜란드에서 조선으로’에는 선박 선실 모형과 항해장면 등의 이미지 설치물이 선보인다.
전시실로 발길을 옮기면 2부 ‘서양에 비친 조선’이 관람객을 맞는다. 화포와 역사 기록물을 통해 벨테브레(박연)가 한국에 끼친 영향을 소개하고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일본 나가사키와 어떤 무역품을 교역했는지 보여준다.
하멜의 육필 원고도 전시된다. 하멜이 1653년 제주도에 표착했다가 1666년 탈출할 때까지의 기록인 이 육필 원고는 ‘하멜 표류기’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원래는 하멜이 조선에 억류될 동안 받지 못했던 임금을 청구하기 위해 작성된 것이다.
3부 ‘한국의 표류인과 표류 문물’에는 고대부터 고려, 조선시대까지의 표류에 관한 기록, 고대 해저 유물 등이 전시된다. 8일부터 10월 12일까지. 064-720-8101
제주 민속자연사 박물관에서는 경희대 혜정문화연구소 주최로 ‘서양고지도 속의 제주도’ 기획 전시가 열리고 있다. 5일 개막한 이 전시에서는 ‘Fungma(풍마)’ ‘Quelpeart(켈파트)’ ‘Ki-tcheou(키추)’ 등 다양한 명칭으로 제주도가 표기된 서양 고지도 33점과 ‘동해’라는 표시가 된 고지도 12점이 선보인다. 제주도를 최초로 실측한 프랑스 라 페루스 함대의 지도도 포함됐다. 9월 26일까지. 064-753-8771
제주=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