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자료사진
“게 섰거라.”
현대 심정수(28·사진)가 ‘이승엽 따라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때 홈런수 차이가 10개 가까이 벌어졌지만 9일 현재 심정수의 홈런수는 39개로 삼성 이승엽에 2개차로 턱밑까지 다가섰다.
9일 대전 한화전에서 심정수는 몰아치기로 한껏 ‘힘자랑’을 했다. 1회에 2회 각각 2점홈런을 날린 뒤 5회엔 만루포를 뿜어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한 경기에 홈런 3개를 몰아친 것은 지난달 11일 문학 SK전 이후 올 시즌 2번째.
그는 5타수 3안타 8타점으로 한경기 최다타점 타이기록까지 세웠다. 단숨에 8타점을 보태며 시즌 106타점으로 이승엽(100)을 제치고 이 부문 단독선두.
심정수의 올시즌 타격은 각종 신기록을 세울 수 있는 놀라운 페이스다. 우선 지난해 이승엽이 세운 한시즌 최다타점(126) 기록에 20개차로 접근, 신기록 수립이 확실하다. 게다가 예상홈런수가 55개로 99년 이승엽의 기록을 추월한다.
84년 이만수(현 시카고 화이트삭스코치)이후에 나오지 않았던 타격 3관왕의 대기록에도 도전하고 있다. 심정수는 타격(0.352)과 홈런(39개) 2위에 타점 1위에 올라 있어 타격 3관왕 달성을 예감케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출루율(0.502)과 장타율(0.764)도 각각 1위에 랭크돼 있다. 스타성 때문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이승엽이 받고 있지만 실제적인 타격성적은 심정수가 훨씬 알차다.
볼넷수에서도 비교가 된다. 심정수는 볼넷이 95개로 이승엽(59개)보다 무려 36개나 더 얻었다. 이는 상대투수들의 집중견제 속에서도 더 뛰어난 타격을 했음을 증명한다.
‘만년 2인자’에 머물렀던 심정수가 올해는 ‘이승엽 따라잡기’에 성공할지 궁금하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