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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네스트'…“생각말자, 살려면 죽일수밖에…”

입력 | 2003-08-11 17:48:00

폐쇄 공간을 무대로 죽음에 직면한 이들의 사투와 공포를 그린 영화 ‘네스트’. 사진제공 이노기획


프랑스 액션 영화 ‘네스트’는 창고라는 제한된 공간에 몰려든 세 팀이 벌이는 사투가 소재다. 로맨스나 감상, 유머나 시각적 충격을 모두 덜어내고 컴퓨터 그래픽도 쓰지 않은 사실주의 액션 영화다.

교외의 물류 창고에 잠입한 무장강도 일당 나세르(사미 나세리)와 산티노(브누아 마지멜)의 머리위로 느닷없이 총알 세례가 쏟아진다. 알바니아의 마피아 대부 아베딘을 호송하던 특수부대 요원들이 보스를 구출하러 나선 마피아에게 쫓겨 창고로 피신해온 것.

창고 안에서 마주친 강도 일행과 특수부대원들은 서로 대치하지만 곧 마스크를 쓴 또다른 적의 공격을 받는다.

창고를 중심으로 세 팀이 모이는 과정을 다룬 영화의 전반부는 록 뮤직비디오처럼 빠르게 진행되지만 대사나 주요 등장 인물에 대한 묘사가 거의 없다. 저들이 누구인지 왜 저렇게 움직이는지 등에 대해 설명이 거의 없는 초반이 지나면 영화는 끝까지 액션 장면이 멈추지 않는다.

폐쇄 공간에서 죽음에 직면한 인간의 공포를 다뤘으나,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은 다소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다.

‘택시’시리즈의 주인공인 사미 나세리, ‘피아니스트’로 2001년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탄 브누아 마지멜 등 프랑스의 젊은 배우들이 대거 포진한 영화. 감독 플로랑 에밀리오 시리. 원제 (Nid de gu^epes)는 말벌들의 둥지라는 뜻. 15세 이상 관람가. 14일 개봉.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