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들의 칼싸움이 무협 영화를 연상시키는 애니메이션 ‘엘리시움’. 사진제공 무비랩
국산 애니메이션 ‘엘리시움’은 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많은 공을 들인 작품이다. 제작 기간 4년에 45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한국 애니메이션의 오랜 약점인 스토리의 엉성함을 극복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2113년 지구. 피자배달부인 ‘반’과 발레리나 ‘리디아’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다. ‘반’은 미래형 카레이싱 경기인 ‘핀볼 경주’에 참가하지만 우승을 앞두고 경기장이 무차별 폭격을 당한다. 외계행성 ‘엘리시움’의 군대가 지구에 전쟁을 선포한 것. 이 와중에 리디아도 목숨을 잃는다.
분노에 휩싸인 반은 대항군에 지원해 전투에 나갔다가 죽을 위험에 처한다.
그러나 적군의 여전사 ‘닉스’ 덕에 살아난 ‘반’은 ‘손라’라는 미지의 여인에게서 자신이 지구를 지켜내도록 선택받은 기사 4명 중 하나라는 사실을 듣는다.
이 영화에서 등장 인물의 동작이 달의 지표를 걷듯 부자연스럽거나 등장 인물의 입은 거의 움직이지 않는데도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는 장면 등이 눈에 거슬린다. 1960년대 신파조인 반과 리디아의 연애 이야기는 낯간지럽다. 닉스가 지구와 엘리시움의 전쟁 이면에 우주의 악당 네크로스의 음모가 있음을 알게 되는 과정도 치밀하지 못하다.
그러나 무협 영화를 연상시키는 로봇들의 칼싸움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 단순히 폭탄을 뿜어내던 기존 로봇 영화와 달리 시원스런 액션을 선사한다. 15일 개봉. 전체관람가.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