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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화려함을 입은 패션사진 '다리를 도둑 맞은…展'

입력 | 2003-08-12 17:27:00

대림미술관, 고초의 ‘옷을 입은 사진’


단순히 옷을 소개하는 상업적 매체였던 패션사진이 최근 상업성과 예술성을 결합한 독특한 예술장르로 떠오르고 있다. 요즘 패션사진은 고립된 예술가의 작품이 아니라 여러 예술가들의 작업이 결합된, 종합예술의 성격을 지닌다. 제작 의뢰를 받은 사진가들이 팀을 이뤄 유명 디자이너의 의상, 헤어 드레서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의 연출 등을 결합해 이미지를 제작하고 화보를 만들기 때문이다.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9월7일까지 열리는 ‘다리를 도둑맞은 남자와 30개의 눈’ 전에는 프랑스 패션사진가 고초와 한국 패션사진가 30명의 작품이 선보인다.

고초의 ‘옷을 입은 사진’ 7점은 고초가 기획과 모델을 맡고, 그의 친구 사진가 낸 골딘이 촬영한 사진에 실제 의상을 꿰매어 덧붙인 독특한 작품이다. 의상은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이 사진에 맞춰 제작했다. 제목 그대로 옷을 입은 사진인 셈이다.

보디 빌더인 고초가 스포츠 센터에서 찍은 우람한 상체 사진에 디자이너 장 콜로나, 안 드멜메스터, 오시마 베르솔라토, 조세 레비, 마틴 마지엘라, 더크 비켐베르크, 아녜스 B의 의상을 입혔다. 남성적인 근육이 강조된 고초의 뒷모습과 바닥에 길게 자락을 드리운 여성적인 핑크빛 드레스, 검은 색의 섬세한 앞가슴 장식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이들 작품은 남성성과 여성성 같은 성적 정체성을 허무는 효과를 보여준다.

한편 이번 전시에는 고초의 작품들과 함께 한국의 1960년대 패션사진을 비롯해 최근 활동하는 국내 작가들의 다양한 패션사진들도 선보인다. 02-720-0667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