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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황제’ 이만기,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에 비법 전수

입력 | 2003-08-12 17:59:00


“힘을 좀 더 주고, 그렇지, 그 때는 들라니까….”

12일 경기도 구리의 LG챔피언스파크 내 씨름장. ‘영원한 모래판의 황제’ 이만기씨(40·인제대 교수)가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2·LG투자증권)에게 호통을 친다. 83년 프로씨름 출범과 함께 모래판을 호령했던 이 교수가 올 프로씨름 최고의 신인 최홍만에게 기술을 전수하고 있는 현장이다.

이 교수는 “여름방학 동안 최홍만을 지도해 줄 있느냐”는 차경만 LG투자증권씨름단 감독의 부탁을 받고 지난 4일부터 2주일간 특별 과외를 실시하고 있다. 이 교수는 “2m18, 160kg의 좋은 체격을 갖고 있는 최홍만은 조금만 다듬어주면 최고의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어 특별 지도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영원한 모래판의 황제’ 이만기 인제대 교수(왼쪽)가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에게 씨름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강병기기자

인제대 씨름부 감독을 겸임하고 있는 이 교수이지만 프로선수를 본격적으로 지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현역 시절 천하장사 10회, 백두장사 18회, 한라장사 7회 등을 차지하며 ‘황제’로 불린 그가 전수하는 비기는 무엇일까.

이 교수는 “덩치는 크지만 씨름에 필요한 힘을 쓸 수 있는 근력이 발달하지 않은 최홍만에게 기술은 물론 웨이트트레이닝 방법과 음식까지 다양한 것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운동 생리학이 전공인 이 교수는 짧은 기간이지만 최홍만을 모래판의 ‘터미네이터’로 만들기 위해 종합 처방을 내렸다고.

1m82의 이 교수는 씨름선수로는 왜소했지만 2m4, 135kg의 ‘인간 기중기’ 이봉걸을 번쩍 들어 모래판에 쓰러뜨릴 정도로 힘과 기술이 뛰어났다.

4월 진안대회 백두급 우승 이후 2개 대회에서 부진했던 최홍만은 “지금 맞대결을 해도 내가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아직 교수님 씨름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이번에 전수받은 비방을 잘 익혀 나도 씨름황제 소리를 듣겠다”고 다짐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