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12일로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7000회의 공연을 기록했다고 일간 ‘런던 이브닝 스탠더드’가 최근 보도했다.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프로듀서 카메론 매킨토시가 손을 잡고 만든 ‘오페라의 유령’은 1986년 10월 런던에서 초연됐다.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가 1910년에 발표한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로 아름다운 오페라 가수 크리스틴과 그의 어린시절 연인 라울, 일그러진 얼굴의 음악 천재 ‘유령’이 벌이는 사랑의 삼각관계를 그린 작품.
지금까지 10개국 100여개 도시에서 공연된 이 뮤지컬은 토니상 등 20여개 상을 휩쓸었으며, 전 세계적으로 총 160억 파운드(약 30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수익을 거뒀다. 이는 영화 ‘타이타닉’과 ‘스타워즈’를 넘어서는 규모. 국내에서도 2001년 12월∼2002년 6월 세계 14번째,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공연돼 24만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 뮤지컬의 흥행 성공과 관련해 연극평론가 니콜라스 드 종은 “이 작품은 기괴함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심리 덕분에 성공을 거둔 것”이라며 “특히 주인공인 유령의 캐릭터가 매우 매력적이다”고 분석했다. 7000회 공연을 하는 날, 매킨토시는 “뮤지컬을 보면서 관객들이 현실과 다른 공간으로 여행할 수 있었던 점과 웨버의 환상적인 음악이 성공 이유인 것 같다”고 자평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영화로도 제작된다. ‘배트맨과 로빈’ ‘폰 부스’를 만든 조엘 슈마허 감독이 연출하는 이 영화에는 배우 제라드 버틀러(유령 역)와 미니 드라이버(크리스틴 역) 등이 출연한다. 영화 ‘오페라의 유령’은 2004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워너브라더스 배급으로 개봉될 예정이다.
작곡가 로이드 웨버는 “내 뮤지컬이 영화화되고, 런던에서 7000회 공연을 기록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