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지능을 완전하게 측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능 척도 검사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피검자에게 풀게 하면서 지능을 측정한다. 여기에는 공간, 수리적 이해, 언어적 이해 등 여러 종류의 문제들이 포함된다.
이런 다양한 문제를 풀려면 뇌의 여러 부분이 활발하게 활성화 될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최근 발달된 양전자단층촬영(PET)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이용한 연구에서, 예상과는 달리 인간의 지적 활동 중 뇌의 여러 부위가 아닌 몇몇 특정 부위가 주로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케임브리지 인지과학연구소의 존 던컨 교수 팀은 피검자들에게 공간지각, 언어 능력 등을 테스트하면서 동시에 그들의 뇌를 PET를 사용해 검사했다. 공간지각이든, 언어능력이든 피검자가 문제를 푸는 동안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는 동일하였다.
바로 전두엽(이마엽)의 바깥쪽이었다. 이는 어려운 문제를 풀 때나 쉬운 문제를 풀 때나 매 한가지였다.
미국 워싱턴대의 토드 브레이버 교수 팀도 최근 48명 대학생들에게 복잡한 단기 기억을 활용하는 문제풀이를 시켜 보았다. 그들은 기능적 MRI를 사용해 뇌를 검사하였는데 활성화되는 부위는 전두엽의 바깥 부분, 그리고 두정엽(마루엽)과 소뇌의 일부였다.
이런 결과를 볼 때 아마도 우리의 지적 활동에는 다른 부분이 아닌 전두엽, 특히 전두엽의 바깥쪽의 활성화가 중요한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영국의 심리학자 스피어맨이 일찍이 인간의 지능을 간단히 ‘G Factor’로 부른 것은 통찰력 있는 견해였다. ‘G Factor’는 바로 인간의 전두엽에 숨어있는 능력이었던 것이다.
전두엽이 지능이 가장 높은 동물인 인간에게서 다른 동물에 비해 유난히 발달한 것은 잘 이해된다. 인간에 있어 전두엽은 뇌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반면 동물치고는 머리가 뛰어나다고 하는 원숭이는 불과 9%이다. 즉 전두엽은 인간이 수백만년 전 원숭이로부터 분리된 후 가장 공을 들여 발달시킨 뇌이다.
따라서 복잡한 문제 풀이와 판단, 즉 인간의 지능에 전두엽이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김종성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