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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리뷰]웃음과 액션 가득 '위험한 사돈'

입력 | 2003-08-18 17:15:00

두 예비사돈의 좌충우돌을 그린 코믹 액션 영화 ‘위험한 사돈’. 사진제공 영화인


가볍고 개운하다. 영화 ‘위험한 사돈’(The In- Laws)을 ‘음식 맛’에 비유하자면 이런 느낌이다. 웃음과 액션이 주 재료이지만 할리우드 영화답게 가족에 대한 고민도 빼놓지 않고 양념을 쳤다.

이 작품은 어울리지 않는 두 예비사돈의 삐걱거리는 갈등을 그렸다. CIA 비밀요원 스티브(마이클 더글러스)와 20년간 무좀균과 싸워온 발 전문의 제리(알버트 브룩스)는 자식들이 곧 결혼할 예정이지만 서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스티브는 제리를 시시콜콜 말 많은 ‘좀팽이’로, 제리는 스티브를 소중한 가족 일에 담쌓고 지내는 무책임한 아버지로 여기고 있다.

어느새 자식들의 결혼식이 다가온다. 제리는 하나밖에 없는 딸에 대한 각별한 사랑으로 직접 결혼식을 준비한다. 하지만 복사기 영업사원이라며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있는 스티브는 핵 잠수함 밀거래 음모를 막기 위해 이러저리 뛰어다닌다. 제리는 임무 수행중인 스티브가 미모의 여인과 화장실에서 묘한 대화를 나누는가 하면 낯선 남자들을 난폭하게 때려눕히는 모습을 목격하자 급기야 파혼을 선언한다.

영화의 매력은 전혀 닮지 않은 이미지의 두 남자에게 있다. 제리 역의 알버트 브룩스. 관객은 그 얼굴이 낯설지만 목소리는 곧 기억해내게 될 것이다. 바로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의 니모 아버지 ‘말린’이다. 미국 코미디 아트 페스티벌에서 그에 대한 회고전이 열릴 정도로 웃음연기로 명성을 쌓았다.

의외의 카드는 마이클 더글러스. ‘위험한 정사’ ‘원초적 본능’ 등으로 강렬하면서도 섹시한 남성미를 보여 온 그를 떠올린다면 이 코미디와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성공적이다. 더글러스의 연기가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브룩스의 ‘웃음 파트너’로 전혀 어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보너스가 있다. 중간 중간 화면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색다른 맛을 주는 음악이 귀를 잡아당긴다. ‘KC&선샤인 밴드’의 ‘Get down Tonight’, 엘비스 프레슬리의 ‘It′s Now or Never’, 폴 매카트니의 ‘A Lover for You’ 등이다.

이 정도면 개운하게 극장을 나설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너무 큰 기대는 금물이다. 가벼운 만큼 금방 배가 고파지기 마련이니까. 22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 가.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