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구장은 어디로?”
서울시가 야구 전용 돔구장 건설 추진 의사를 밝힌 가운데 건립 위치를 놓고 각종 이해단체들 간에 견해 차이가 커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당초 시에서 거론한 건립 부지는 송파구 잠실과 성동구 뚝섬 등. 하지만 최근 동대문운동장에 돔구장 건설을 희망하는 단체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어떻게 결말이 날지 주목된다.
▽“동대문이 최적지”=서울상공회의소는 최근 ‘서울 돔 파크 추진 기획안’이라는 제안서를 시에 전달했다.
동대문운동장 부지의 지하 3층과 지하 2층에 주차시설, 지하 1층∼지상 4층에 운동 및 상업시설, 그 위에 돔을 만들고 옆에 20층 정도로 패션센터나 호텔 등을 짓겠다는 것.
서울상의 김용인(金容仁) 상무는 “돔구장은 단순히 야구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각종 공연장으로 사용되는 복합 문화공간이 돼야 한다”며 “3개의 전철노선(2, 4, 5호선)이 지나는 동대문운동장이 대중교통 측면에서 가장 낫다”고 주장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동대문운동장을 최적지로 생각하고 있으며 위원회 총재도 이 같은 의견을 시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동대문은 절대 안돼”=이에 대해 동대문운동장 전면 공원화를 추진해 온 전문가나 시민단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동대문포럼 유상오(兪常오) 운영위원장은 “동대문운동장에 돔구장이 만들어지면 자가용 이용자와 행사진행차량 등으로 인해 도심 전체에 최악의 교통난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은 또 “주변에 복원되는 청계천과도 어울리지 않는다”며 “동대문운동장을 공원화해서 서울의 녹지축과 생태계를 복원하는 것이 돔구장 건설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상인단체인 동대문관광특구협의회 이대종(李大鍾) 회장도 “상업 중심지에 야구장은 적절치 않다”며 반대를 분명히 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도 “동대문과 가까운 종로 세운상가가 재개발돼 대규모 상업단지가 들어서는데 동대문운동장에 돔구장을 지으면 어떻게 교통량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어디가 좋을까=현재로선 잠실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잠실의 경우 야구장이 이미 있어 중복투자라는 비판도 있지만 기존 야구장을 아마추어 전용으로 활용하면 된다는 것. 뚝섬에는 공원이 조성되기 때문에 야구장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또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 옆이나 구로구 고척동 유한공전 앞 부지 등도 한때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내년까지 부지를 정하고 청계천 복원이 끝나는 2005년 9월 이후 돔구장 건설에 들어갈 예정이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