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선생 김봉두’에 등장하는 강원도 산골짜기 초등학교처럼 정감 넘치는 폐교들이 인천 강화도에서 여러 형태의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교사들이 생활하던 기숙사가 미니 콘도로 단장돼 가족 쉼터로 이용되고 있는가 하면 수양버들이 늘어진 운동장과 교실은 미술실습실과 도예공방, 전시실 등으로 탈바꿈했다.
폐교에서는 또 서해안 낙조와 어우러져 천체 관측이나 갯벌 체험, 미술 캠프 등 다양한 자연학습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한국강화문화예술원(강화군 화도면 덕포리 옛 마니산초등학교)=세계 각국을 돌며 한국 도자기를 소개해온 강릉대 산업미술학과 김미옥 교수(58)가 6월 문을 열었다.
그는 전기가마, 물레 실습실, 도자기 성형 지도장, 갤러리, 소공연장 등을 갖추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도예체험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또 교사들이 생활하던 기숙사 1개 동(棟)을 가족 단위 방문객의 숙소로 제공하고 있다. 수강생들이 도예 기초이론을 배운 뒤 필통, 찻잔, 솟대 등 생활도자기를 직접 만드는 도예체험교실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개관 이후 제물포중 및 인천여고 학생과 상인천초등학교 어머니회 회원들이 이 곳에서 도예 기술을 익혔다. 032-937-9320
▽학생해양탐구수련원(강화군 화도면 장화리 옛 화도초등학교 장화분교)=인천시교육청이 1999년 5월부터 직영하고 있다.
이 곳에는 해양전시관과 해저동굴관, 천체관측실 등이 있으며 청소년 대상의 갯벌체험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동아리나 가족 단위로 홈페이지(kanghwa.ice.go.kr/ocean)를 통해 예약하면 한국해양연구원 제종길 박사 등 갯벌 전문가로부터 강의를 들은 뒤 현장 학습에 나설 수 있다.
학교 옥상에 망원경 6대를 갖춘 개폐식 천체관측실에서는 토성 달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전시실에서는 서해안에 서식하고 있는 어패류 500여점을 감상할 수 있고 터치스크린을 통해 해초류 갯벌 등에 대한 영상자료를 볼 수 있다. 032-937-3782
▽강화종합미술회관(강화군 내가면 황청리 옛 내서초등학교)=외포리 선착장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이 곳은 서울 인사동 ‘코스모스 갤러리’의 윤남수 관장이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각 구청에서 활동하는 미술강사 28명으로 구성된 ‘청색회’ 회원들의 작품전시회가 25일까지 열린다. 26일부터는 미술작가 박윤배씨의 수채화 작품전이 열릴 예정이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미술강사가 2∼3시간 무료로 미술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10명 이상의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미술 캠프’도 열린다.
교사 기숙사 3개 동을 미니 콘도로 임대하고 있다. 4인 기준 8만원. 032-933-6188
▽은암자연사박물관(강화군 송해면 양오리 옛 양당초등학교)=4개 전시관에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희귀 패류, 곤충, 광석, 화석 등 3000여점이 전시돼 있다.
또 운동장에는 열대지방에 사는 이구아나 등 파충류와 애완용 조류, 타조 등을 관람할 수 있는 미니 동물원이 있다.
박물관 입구에는 쥐라기에 살던 익룡 티나노사우루스 등 공룡 모형물이 설치돼 있다. 032-934-8872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