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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종합/U대회]남녘더위에 쓰러진 北女

입력 | 2003-08-22 18:01:00

“못견디게 덥습네다”22일 북한과 독일의 여자축구 B조 예선전이 열린 김천종합운동장을 찾은 북한 응원단이 양산을 쓴 채 손수건으로 연신 땀을 닦고 있다. 김천=특별취재반



선수들도, 응원단도 모두 ‘살인적인’ 더위와 일전을 치렀다.

북한과 독일의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여자축구 B조 예선전이 열린 22일 김천종합운동장. 경기가 시작된 오전 11시 공식관측기온은 33,5도. 정오가 가까워지면서 수은주는 34.3도를 넘었고 습도까지 높아 불쾌지수는 한계상황까지 치솟았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응원단은 죽을 맛. 그나마 경기 시작 전엔 양산을 펴 따가운 볕을 피할 수 있었지만 양산을 걷고 응원이 시작되자 그늘 한 점 없는 스탠드에 자리잡은 응원단은 사우나실에 앉아있는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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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첫 야외 응원에 나선 북한 응원단은 전날 실내 배구장에서 펼친 응원과는 다른 박진감 넘치는 응원을 펼쳐 시민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100여명의 취주악단이 가세해 분위기를 살렸고 야외 응원답게 딱딱이는 물론 인공기와 자브라, 대형 부채를 동원한 다양한 카드섹션에 곡예에 가까운 율동까지 등장했다.

대구U대회 참가 ‘미녀응원단’

이렇게 열성적으로 응원하다보니 금세 온 몸이 땀으로 젖었고 전반을 끝내기도 전에 2명이 의무실로 실려 나갔다. 전반전이 끝나자 10여명은 아예 냉방이 가동되는 버스 안으로 자리를 옮겼다.

후반전이 시작된 뒤에도 일부 단원들이 합류하지 못하자 북한 응원단은 조직적인 응원 대신 노래로 때우다 경기종료 10분 전부터 응원을 재개했다.

김천은 대구 못지않게 더위로 유명한 곳. 특히 이날은 낮 기온이 올 들어 최고인 37.1도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살인적인 무더위를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북한 응원단이니 혼이 났을 수밖에….

더 걸작은 북한 임원의 말. 그는 “더워서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참을 수 있습니다. 학생들도 힘든 줄 몰라요”라고 대답했다.

김천=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