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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철교수의 性보고서]화끈한 여성 만나면 되레 주눅

입력 | 2003-08-24 17:46:00


성에 능숙한 여성이나 ‘화끈한’ 여성을 만났을 때 남성은 개개인에 따라 기대와 흥분 또는 두려움과 불안이란 정반대의 반응을 보인다.

성에 능숙한 여성은 성경험이 부족한 남성에게 편안한 마음을 갖게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불안감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31세의 미혼인 L씨는 10년 동안 5명의 여자와 사귀면서 발기가 제대로 안돼 항상 성관계에 실패했지만 직업여성은 편안하게 잘 해주므로 언제나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러나 25세의 대학생은 2년 전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여자와 처음으로 성관계를 갖게 됐으나 그 여자가 ‘경험이 많다’고 말하자 ‘여자는 경험이 많고 능숙한데 내가 서툴러 우습게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생겼다. 그래서 막상 바지를 벗고 시도하려는 순간 힘이 빠져 실패했다. 이후 6개월 동안 야한 영화를 보거나 자위행위를 해도 완전 발기가 일어나지 않았으며 최근에는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겨 성관계를 시도했으나 똑 같은 현상이 발생해 병원을 찾게 되었다.

발기는 성적 흥분에 의해 일어나는 반사반응이므로 남성은 화끈한 여성으로부터 압도당하는 느낌을 가질 때 성적 흥분이 방해돼 발기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결혼한 지 8개월밖에 되지 않은 28세의 회사원은 결혼 3개월 전 우연히 알게 된 여자와 성관계를 가질 기회가 있었는데 여자가 마구 옷을 벗고 덤비자 당황해 실패했다. 그 다음에는 의도적으로 시도했지만 또 실패했다. 그러던 차에 결혼했지만 부인과의 성생활에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결혼 6개월 후 이전 여자를 만나 성관계를 두 번 시도했지만 역시 실패했다. 문제는 그 일이 있은 후 부인과의 성관계에서도 힘이 빠져버리거나 처음부터 발기력이 완전하지 못한 일이 생겼다.

갱년기 이후의 남성들은 특히 위압감에 약하다. 어떤 사람은 ‘부인이 샤워하는 소리만 들어도 위압감을 느낀다’고 한다. ‘화이자 글로벌 조사’에 의하면 50세 이후의 한국 남성들은 여성으로부터 성행위를 강요받을 때 20%가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세철 중앙대 용산병원 비뇨기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