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흑인들의 생동감있는 춤을 선보이는 뮤지컬 ‘우모자’. 사진제공 서울예술기획
힘과 정열이 넘치는 아프리카의 리듬이 한국을 찾아온다. 26일 막을 올리는 뮤지컬 ‘우모자(Umoja)’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아프리카 산(産)’ 뮤지컬이다.
‘우모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만들어진 댄스 뮤지컬. 화려하고 뜨거운 에너지가 흐르는 흑인들의 춤으로 구성됐다. 제목 ‘우모자’는 남아공 토속어로 ‘함께하는 정신(Spirit of Togetherness)’이라는 뜻이다. 가수와 드러머를 겸하는 30여명의 흑인 배우들은 춤과 노래를 통해 ‘평화적 인류 공생’의 메시지를 전한다.
‘우모자’에서는 아프리카 흑인 음악의 변화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진다. 부족시대의 아프리카 춤부터 요즘 남아공을 흔들고 있는 랩과 힙합까지 다양한 춤과 노래가 등장한다. 1940년대 요하네스버그를 중심으로 유행했던 스윙 재즈, 탄광 노동자들의 춤에서 유래한 검부츠 댄스 등 남아공 흑인들의 정열을 엿볼 수 있는 화려한 레퍼토리를 만날 수 있다.
아프리카라고 하면 언뜻 ‘토속적 예술’이 떠오르지만, ‘우모자’는 그 한계를 뛰어넘는다. 그렇다고 아프리카의 정체성이 결여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인종차별로 핍박받았던 남아공 흑인들의 한 맺힌 정서가 스며있다. 아프리카의 원 주인이면서도 사회적, 문화적 주류에서 소외받아야 했던 흑인들이 독특한 춤과 노래를 통해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어갔음을 확인할 수 있다.
남아공에서 매진 행진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었던 ‘우모자’는 2001년 11월 영국 런던 샤프츠베리 극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큰 호응을 얻었다.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는 ‘우모자’를 두고 “악마와 같은 댄스, 천사의 노래”라고 평했다. 21년간 ‘캐츠’를 상연했던 뉴 런던 극장은 지난해 6월 후속 작품으로 ‘우모자’를 택했다.
이번 한국 공연은 세계 순회공연의 하나. 이미 호주, 덴마크, 이스라엘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31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화∼금요일 오후 7시 반. 토, 일요일 오후 3시, 6시. 2만∼7만원. 02-548-4480
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