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워보아요/홍진숙 글 윤정주 그림/14쪽 6000원 사계절(0∼3세)
아이가 빈 상자를 자동차라며 끌고 달린다. 까만 눈 떼룩떼룩한 아가곰, 뒤뚱뒤뚱 오리, 춤추는 돼지, 깡통 로봇, 건들건들 악어를 차례로 태워본다. 그냥 쉽게 태우는 것은 아니다. 이불을 넘고 문턱과 식탁 밑을 지나 블록 사이를 달리고 빨래를 제친 다음이다.
등장하는 사물 하나하나도 그렇지만 놀이 자체가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간다. 그래서 아이들은 놀이에 빠져들고 책 속에 빠져든다.
놀이 속에서 상상력을 키우고 책 속의 상황에서 성취감을 느낀다. 반복활동에 반복언어여서 책의 내용이 쏙쏙 아이의 머리에 들어온다.
결국 아이는 “나도 탈래”하며 장난감을 비집고 들어가고 엄마는 “그래그래”하며 아이 대신 자동차를 끈다. 이번엔 빈 상자에 연결된 줄이 아니라 아이의 두 손을 잡고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웃으면서.
사계절출판사에서 처음으로 낸 영유아 창작그림책 ‘보아요 아기그림책 시리즈’ 9권 중 첫권. 1차분 세권이 먼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