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특급’ 이천수(22·레알 소시에다드·사진)가 31일 새벽3시45분(이하 한국시간) 벌어지는 바르셀로나 연고팀 에스파뇰과의 2003∼2004 시즌 프리메라리가 원정 개막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천수의 포지션 경쟁자인 터키출신 니하트(24)가 지난 20일 터키-몰도바간의 A매치 출장으로 그동안 좋지 않았던 오른쪽 무릎이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다.
터키 명문팀 베시코타스출신으로 175cm 71kg 체격의 니하트는 지난 시즌 47경기에 출전해 팀 최다인 24골을 터트린 골잡이.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수비 공간을 파고드는 플레이 스타일이 이천수와 아주 흡사하다. 니하트는 최소 2∼3주일의 휴식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누엑스 감독은 당초 ‘니하트 대체요원’을 염두에 두고 이천수를 영입했기 때문에 니하트의 자리인 처진 스트라이커에 이천수를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전방엔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출신의 코바체비치(30)가 나올 전망. 데누엑스감독은 연습경기를 통해 ‘이천수가 처진 스트라이커로 뛸 때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천수는 이미 연습 경기를 통해 그의 실력을 입증한 상황. 이천수는 프레시즌 동안 치른 5차례 친선 경기에 모두 출전(주전 3번, 교체 3번)해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뛰며 말뫼전에서 1골을 넣었다. 현지 언론들도 이천수의 개막전 출전을 기정 사실화 하고 있다.
스페인의 스포츠전문지 ‘아스’는 “터키출신의 니하트가무릎부상으로 개막 경기 출전기회를 잃은 반면 이천수는 주전으로서 뛸 수 있는 큰 기회를 얻었다”며 “레알 소시에다드의 베스트 일레븐은 지난 24일 열린 인터밀란과의 친선경기 때와 아주 흡사하게 짜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레알 소시에다드는 26일 오전 매년 정규시즌이 시작되기 전 전통행사로 치르는 ‘승리 기원제’를 가졌다.
선수단과 구단 임직원 전원이 산 세바스티안 산타 마리아 교회에 있는 코로 마리아상 앞에서 올 시즌 내내 큰 사고 없이 연승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린 것. 이날 산 세바스티안 시내에서는 시민들의 소시에다드 승리 기원 축제도 동시에 열렸다.
그동안 축구화가 푹신푹신한 유럽 잔디에 맞지 않아 불편을 겪었던 이천수는 구단 측이 축구화 안창을 현지 잔디에 맞도록 갈아 줘 안심하고 개막전에 출전하게 됐다.
마드리드(스페인)=변혜정통신원 JACGAR@telefonic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