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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주상복합 뜨고 분양권 인기 시들

입력 | 2003-08-27 16:32:00

분양시장의 환경이 바뀌면서 올 하반기 주상복합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주상복합아파트인 강남구 도곡동의 타워팰리스 전경(위). 하지만 분양권 전매 금지 등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투기 억제대책으로 분양권에 대한 인기는 떨어질 전망이다.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서울지역에서 분양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분양권 전매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가 대거 몰렸다(아래).동아일보 자료사진


▼부동산 상품별 시장동향 및 투자요령

부동산경기 침체가 확산되면서 나타나는 가장 일반적인 현상 가운데 하나가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이 갈수록 커진다는 것이다. 확실하게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곳이라면 치열한 청약경쟁이 빚어지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미분양이 속출한다. 아파트 및 오피스텔 분양권, 주상복합아파트, 상가 등도 예외일 수는 없다. 그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상품별로 최근 시장 동향과 앞으로의 투자 전망 등을 정리해본다.

:분양권: 한때 분양권 시장에는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억대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은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즐비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프리미엄이 분양가보다도 낮은 소위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상품이 적잖게 눈에 띌 정도로 분양권 시장은 얼어붙었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최근 서울지역 아파트 208개 단지, 741개 아파트의 분양권 가격을 조사한 결과 프리미엄이 없거나 분양가를 밑돈 곳이 27곳이나 됐다. 오피스텔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 강남에서도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곳이 나타나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처럼 분양권 시장이 침체에 빠진 것은 ‘5·23 주택가격 안정대책’에 따라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에서 아파트 분양권 거래가 금지된 게 직격탄이 됐다. 그만큼 환금성이 떨어져 투자자들이 외면한 것.

오피스텔은 일시적으로 공급이 늘어난 게 원인이다. 오피스텔은 올 하반기부터 2005년까지 서울에서만 무려 6만여 실이 입주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시세가 분양가를 밑도는 ‘깡통 오피스텔’도 출현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내놓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분양권에 투자하려면 수익 가능성을 철저히 따지는 노력이 요구된다. 아파트라면 입주가 가까워 환금성이 어느 정도 확보된 물량을 노리는 게 좋다. 오피스텔은 임대수요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주상복합아파트: 올 하반기 분양시장은 주상복합아파트가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로 주상복합아파트 시장은 나쁘지 않다.

이 같은 전망은 나름대로 몇 가지 근거를 갖고 있다. 우선 재건축아파트가 올 상반기까지 부동산시장 활황을 이끌었지만 7월부터 시행 중인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이 제 기능을 할 경우에는 재건축 아파트의 투자매력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일반아파트에 대한 분양권 전매 금지도 상대적으로 주상복합아파트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장치다. 물론 300가구를 넘는 주상복합아파트라면 일반아파트처럼 분양권을 전매할 수 없다. 하지만 작은 규모라면 제약받지 않는다.

또 대부분 도심 가까운 지역에 위치함으로써 임대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입지여건을 갖춘 것도 주상복합아파트의 장점이다.실제로 최근 들어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주상복합아파트 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에 따라 분양물량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9월 이후에 분양될 주상복합은 수도권 7000여 가구 등 전국 30여 곳에서 1만여 가구에 이를 정도다. 하지만 주상복합아파트는 절대로 ‘묻지마 투자’할 상품이 아니다. 일반 아파트에 비해 환금성이 떨어진다. 관리비 등이 상대적으로 비싸 거주비 부담도 크다. 따라서 주변 아파트와 시세를 비교해보고 조망권, 교통여건, 주변 편의시설, 추가 가격 상승 여력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상가: 상가는 경기 동향의 영향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동산상품이다. 그래서 요즘처럼 경기전망이 불투명한 것은 상가에 악재다. 여기에 서울 동대문의 종합쇼핑몰 ‘굿모닝시티’ 사태로 상가 분양에 대한 투자자들이 불신이 커진 것은 악재 중의 악재다. 이런 이유로 요즘 상가 시장은 매우 어렵다. 서울 도심에서는 빈 점포가 30%대를 훌쩍 넘는 상가가 속출하고 있고 신규 분양상가도 개점휴업 상태인 경우가 적잖다.

하지만 상가의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고정적인 임대수입이 가능하다. 정부가 굿모닝시티와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아파트 등 주택에 적용했던 ‘분양보증제도’를 상가를 포함한 일반분양 건축물에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도 중장기적으로 호재다. 따라서 다음의 몇 가지 요건을 고려하면서 상가 투자에 나서는 것도 현명한 투자 전략이다. 우선 아파트단지 내 상가는 지나치게 분양가가 비싼 곳은 피해야 한다. 단지 내 상가는 매출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아파트 600가구 이상, 20∼30평형대가 주류를 이룬 아파트단지 내 상가라면 0순위 투자대상이다.

근린상가는 신규로 조성되는 택지개발지구의 상업용지에 들어서는 것이 좋다. 테마상가는 상가 가운데에서도 경기 변동에 많은 영향을 받는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