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계속되는 비로 인한 일조량 부족 및 저온으로 조생종 벼의 냉해 피해가 늘어 나자 전북 지역 농민들이 재해지역선포를 요구하는 등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전북 남원 순창 진안군 등 산간지역에서는 조생종 벼가 영글지 않는 불임피해가 늘어나고 고추 포도 수박 복숭아 등 밭작물과 과수 피해가 심각하다.
순창군 복흥면 농민 200여명은 26일 복흥 지역을 재해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요구하는 농민대회를 열고 이삭이 여물지 않아 수확할 수 없게 된 논 500평을 트랙터로 갈아 엎고 불을 질렀다.
복흥면은 해발 400m의 고지대여서 농민들이 평야지대보다 한 달 정도 이른 5월초에 모내기를 하고 추석 전에 거둬들여 시장에 출하하는 조생종 벼를 주로 재배해 추석 제수용 떡쌀과 김밥용 등으로 대도시 백화점 등지에 공급해왔다.
올해는 출수기인 7월초 18℃를 유지해야 할 최저기온이 14℃로 떨어지는가 하면 궂은 날씨가 계속되면서 일조량까지 부족해 이삭이 패지 않거나 여물지 않는 피해가 발생했다.
이곳 농민회가 추정한 피해는 면내 논 면적의 42%인 340ha, 피해 농민 900여명, 피해액 30억∼40억원이다.
남원시에서도 운봉 인월 아영면 등 산간 지역의 조생종 벼 50% 이상이 냉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진안 지역 흑미(黑米) 재배 농가들도 70% 가량이 냉해 피해를 입었다며 자연재해로 인정해 보상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국농민회 전북도연맹은 27일 “정부와 자치단체가 하루 빨리 농작물 저온 피해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해 피해 벼의 수매 등 지원책을 마련하라”는 성명을 냈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