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부사관이 33년 전 헤어진 어머니와 남매가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해 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육군 제2군수지원사령부 홍병각 상사(29·사진)는 3월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시에서 군사훈련을 받던 중 한인교회에서 정길례씨(66)를 만나 33년 전 미국으로 이민 오면서 한국에 남겨둔 남매와 연락이 끊긴 채 살아왔다는 사연을 들었다.
6월 귀국한 홍 상사는 정씨의 본적지 주소를 토대로 한달여 동안 남매를 수소문한 끝에 해외입양자부모찾기모임 등의 도움으로 7월 23일 정씨의 아들(45)과 딸(48)을 찾아 어머니의 소식을 전해주었다.
정씨는 미국으로 이민 가면서 남매를 친언니에게 맡겼으나 이후 언니와 연락이 끊겨 남매와도 생이별을 해야 했던 것.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것으로 생각한 남매는 그동안 어머니의 제사를 모셔왔으나 전화로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동안 쌓였던 한을 씻어낼 수 있었다.
정씨는 현재 건강이 좋지 않아 내년 초에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상사는 “너무 오랜 세월이 흘러 찾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으나 남매를 그리워하는 정할머니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남매를 찾았다”고 겸손해 했다.
의정부=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