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올로 디 카푸아의 '거울 그림자'
로마 국립미술아카데미 동문이면서 부부 작가인 정완규와 파올로 디 카푸아가 9월 9일까지 서울 청담동 송미령갤러리에서 공동전을 연다. 종이와 나무, 부드러운 동양화 붓과 날카로운 조각 칼, 투명한 먹과 불투명한 오일이라는 완전히 상반된 재료의 작업이지만 한국과 이탈리아라는 국적과 문화의 ‘다름’ 을 인정하고 배우려는 노력이 배어 나온다. 두 사람 모두 동양정신의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는 유대감을 작품 속에 표현하고 있다. 고도의 집중력과 숙련된 호흡이 필요한 반복적인 줄긋기 작업이 특징인 정완규의 작업이 부드럽고 따뜻하다면, 이탈리아인 아내 카푸아씨의 작업은 나무판을 여러 번 파낸 후 칼자국을 만들고 무채색만 사용해 절제된 화면을 만든다는 점에서 단단하고 차가운 느낌을 준다. 두 사람은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동 서양의 만남을 표현하고 있다는 평이다. 02-540-8404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