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토불이’ VS ‘외제 특급’
우리금융그룹배 2003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 4강 플레이오프의 하이라이트는 새로 가세한 토종과 용병의 맞대결. 30일부터 시작되는 신세계-우리은행의 준결승(3전2선승제)에서 벌어질 ‘토종센터’ 정선민(신세계)과 ‘용병기수’ 캐칭(우리은행)의 한판 승부다.
신세계는 최근 2002 겨울리그 우승 주역인 정선민(29·시애틀 스톰)을 급히 미국에서 불러들였다. 정선민은 4차례나 신세계의 우승을 이끈 뒤 국내 최초로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에 진출한 국내 센터의 대표주자.
이에 질세라 우리은행도 2003 겨울리그 우승주역인 타미카 캐칭(23·인디애나 피버)을 급거 영입했다. 캐칭은 지난 겨울리그에서 최우수 외국인선수상과 최우수선수상MVP)을 휩쓴 만능 선수. 캐칭은 올 시즌 WNBA에서도 경기당 평균 19.7득점(3위), 8.0리바운드(6위), 2.2가로채기(2위)를 기록하는 등 전 부문에서 고른 활약을 보였다.
신세계 이문규 감독은 “신토불이라는 말처럼 국내 농구는 역시 국내선수가 잘 안다. 정선민이 더 빨리 국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정선민이 가세할 경우 신세계는 외국인 용병 센터인 옥사나와 정선민을 함께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경우 캐칭 혼자 버티는 우리은행보다 골밑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
우리은행 박명수 감독은 “정선민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캐칭 영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밝힌 뒤 “캐칭은 미국에서도 1급 선수다. 워낙 뛰어난 선수니 만큼 금방 호흡을 맞출 것”이라고 응수했다.박감독은 “상대가 더블 포스트로 나오겠지만 옥사나는 우리팀과의 경기에서 매번 고전했다. 결국 캐칭과 정선민의 대결에서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생명과 현대의 준결승 1차전은 2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