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운 볼거리가 많은 젊은 감각의 영화 ‘패스트&퓨리어스2’. -사진제공 UIP코리아
‘패스트&퓨리어스2’는 눈이 즐거운 영화다. 돈을 걸고 경찰의 눈을 피해 거리에서 벌이는 스트리트 레이싱, 미스 인터내셔널이 아니라 ‘자동차 인터내셔널’을 연상시키는 ‘잘 빠진’ 자동차들의 퍼레이드, 빠르고 비트가 강한 음악이 이어진다. 일본의 한 자동차 회사는 자사의 스포츠카를 영화의 주인공으로 ‘캐스팅’시키기 위해 상당한 제작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호사스러운 볼거리에 우정과 로맨스, 범죄 조직의 음모를 둘러싼 두뇌게임을 가미했다.
전편(한국 개봉 제목·‘분노의 질주’)에서 갱단 두목 도미니크(빈 디젤)를 검거하기 위해 그와 친분을 맺었던 경찰 브라이언(폴 워커). 그는 도미니크에게 수갑을 채우지 않고 오히려 도주시켜 경찰에서 쫓겨난 뒤 스트리트 레이서로 살아간다. 그는 이 세계에서 ‘불릿’(bullet·총알)으로 불린다.
한편 경찰은 마이애미 지역에서 사업가 행세를 하는 베론(콜 하우저)을 탈세 혐의로 체포하려고 한다. 하지만 증거가 없어 고심하던 중 그가 불법 스트리트 레이싱에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경찰은 브라이언과 그의 친구 피어스(타이리스 깁슨)에게 과거의 불명예와 전과 기록을 없애주겠다며 베론의 레이서로 위장 취업할 것을 권유한다.
신나게 가속 페달을 밟던 영화는 중반 이후 엔진에서 ‘신음’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브라이언과 역시 신분을 숨기고 베론 패거리에 잠입한 국세청 직원 모니카(에바 멘데스)의 어설픈 로맨스가 끼어들면서 길을 잃기 시작하는 것. 또 브라이언과 베론의 마지막 대결도 한껏 기대치를 높여놓은 것에 비하면 맥이 빠진다. 아무래도 타이리스 깁슨에게는 전편 폴 워커의 조수석에 탔던 빈 디젤의 카리스마를 기대하긴 어렵다.
하지만 조수석에 앉은 여자의 눈을 주시한 채 질주하다 정지선에서 차가 기 막히게 멈추는가 하면 아찔한 고속도로 역주(逆走) 장면은 그것만으로도 매력적이다. 9월5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 가.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