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중국 담배 첸먼(前門)을 꺼내 피우면서 말했다.
“병사들은 검정, 하사관은 파랑, 장교는 빨간색으로 인쇄된 이용증을 갖고 찾아온다. 거기에다 각자 부대명하고 씨명을 직접 기입하게 돼 있는데, 다 기입하고 나면 너희들이 회수해서 헌병대에 돌려주면 된다. 한 달에 두 번 같은 위안부와 잔 병사는 헌병대의 주의를 받는다. 정을 통하거나 군사기밀이 새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내지에 아내를 두고 온 병사들은 괜찮은데, 전혀 여자를 모르는 순진한 병사는 간혹 이성을 잃을 때가 있거든. 전속하는 날에 위안부를 껴안은 채 수류탄을 터뜨려 폭사한 자도 있고, 좋아하는 남자가 하라는 대로 위생 색도 착용하지 않고 세정도 하지 않은 채 임신을 해 놓고서, 낙태를 할 수 없을 때까지 임신 사실을 숨기고 출산한 여자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분명하게 말해 둔다. 여기는 전쟁터다. 낳는다고 키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나 사람에게 돈 받고 넘겨주는 수밖에 없다. 지나 사람들도 생활이 어려우니까 언젠가는 내버리든지 굶어 죽든지, 만에 하나 제대로 큰다 해도 매춘굴에 팔려가든지, 그런 운명이다.
이용증 하고 테두리가 검은색인 할인증이 있고 그리고 돌격 1번, 이렇게 세 가지가 세트다. 돌격 1번은 작년까지는 병사들이 지참하고 다녔는데, 고무가 부족해서 신품이 부족하다. 그래서 한 번 쓴 것을 깨끗하게 씻고 소독해서 다시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세 번 사용하면 새 위생 색으로 바꾼다. 매일 목욕하고 빨래한 후에 마당에서 씻고 소독하니까, 다른 여자들이 하는 것을 보고 배워라.
생리 때가 되면 문 앞에 빨간 종이를 붙인다. 그러나 생리 때도 상관없다는 병사도 있고, 다른 방에 수십 명이 줄을 서 기다릴 때는 분담해서 해야 한다. 거기를 깨끗하게 씻고 피가 새나오지 않도록, 이렇게 솜에다 거즈를 둘둘 말아서 도구 속 깊이 집어넣고 상대해라. 거즈는 부족하면 지급하니까, 언제든지 말해라. 생리 때면 소금을 먹어라. 그냥 슬쩍 핥는 것으로는 효과가 없다. 한 움큼 두 움큼씩 먹으면 생리가 멎는다.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석 달이나 반년에 한 번으로 준다고 하니까. 후미코하고 시즈에 같은 애는 생리가 멎은 지 1년이다. 생리 같은 거 안 하는 편이 속시원하다. 임신 걱정할 필요도 없고.
요금은 군표로 지불한다. 병사가 1엔 50전, 하사관은 2엔, 대위 중위 소위는 2엔 50전, 대령 중령 소령은 3엔이다. 한 번에 한 시간이라고 정해져 있지만, 길게 줄 서 있는 경우에는 뒤에서 빨리 끝내라고, 밀려 있다고 성화를 하니까 대충 15분이면 나간다. 장교는 시간 제한이 없으니까, 묵고 가는 일도 있다.”
글 유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