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내시경 받는 것이 좋습니까?”
최근 수면내시경을 받다가 숨지는 사례가 속출하자 주위 사람들이 필자에게 자주 던지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시경은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받아도 큰 문제가 없다.
그럼 ‘내가 소수의 사람에 끼일 수 있지 않은가’라고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소수의 사람이란 노인이나 평소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 또는 가래 기침 등이 심하며 가끔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등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으로 범위가 좁혀진다.
수면내시경은 영어로는 ‘conscious sedation endoscope(의식하 진정 내시경)’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표현처럼 환자를 재우며 시행하는 검사법은 아니다. 수면내시경 때 환자에게 투여하는 약물은 ‘미다졸람’이라는 진정제이다. 진정제를 투여 받은 환자는 의사와 대화를 나눌 수 있으며 가벼운 자극에는 반응을 하기도 하며 잠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미다졸람은 기억상실을 유도하기 때문에 검사가 끝난 뒤 자신이 의사와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검사 시 느낀 고통이 어땠는지 거의 기억을 하지 못한다. 이 검사 후 완전한 회복을 위해선 2시간 이상이 걸리며 하루 종일 멍한 상태가 지속될 때도 있다.
최근엔 개원가 의사들의 경우 ‘프로포폴’이라는 전신마취 유도 주사제 사용을 선호하고 있다. 프로포폴은 마취가 빠르고 내시경 검사 후 회복시간이 30분에 불과해 미다졸람보다 훨씬 회복이 빠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프로포폴은 미다졸람에 비해 호흡곤란 등의 부작용 발생률이 다소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미다졸람은 많이 투여했을 때 이를 해독하는 약제가 있는 반면 프로포폴은 해독제가 없는 단점이 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이들 약을 사용할 때 사람에 따라서 적정량을 사용했는데도 진정상태나 마취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너무 깊은 진정 또는 마취에 도달해 호흡곤란 및 저산소증 빈맥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다행히 대부분은 특별한 조치 없이도 좋아진다.
그러나 극히 드물기는 하지만 약물에 과민하게 반응해 혈압이 떨어지거나 호흡마비가 생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의료기관은 내시경 검사 후 회복기 동안 환자 상태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또 문제 발생시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준비를 할 의무가 있다.
실제로 수면내시경 검사에는 환자의 회복기 동안 지켜보는 데 필요한 경비가 따로 책정돼 있다. 이것이 일반내시경보다 수면내시경이 훨씬 비싼 이유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