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김세철의 性보고서]아내 불감증 남편 무기력 불러

입력 | 2003-08-31 18:02:00


남성의 성기능장애를 치료할 때는 부부가 함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남성 성기능장애의 상당한 부분은 여성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섹스는 라틴어로 ‘서로 나누어 갖는 것’이란 뜻이다. 여성이 섹스에 별로 관심이 없거나 성 반응이 시들하면 멀쩡하던 남성도 함께 시들해져 버린다.

한국 남성들이 발기부전으로 비아그라를 복용할 때 부인에게 이를 알리는 경우는 43%에 불과하다. 또 발기부전일 경우 부인에게는 출장을 가는 것으로 하고 몰래 수술을 받는 경우도 많다. 이는 성기능장애 치료가 남성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외국 남성보다 치료 효과가 다소 떨어지는 것은 이 때문이기도 하다.

남성은 80세가 넘도록 젊었을 때보다는 강렬하진 않지만 성적 욕구감이 생긴다. 60세 이상 남성이 3개월 이상 성관계를 갖지 않으면 그 자체가 성기능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발기부전으로 찾아온 69세의 W씨. 가끔 성적 욕구가 생겨 부인에게 접근하면 “웬 주책이냐, 미쳤어”라며 거절당하기 1년. 결국 W씨는 발기부전이 생겨 부부관계는 엄두도 못 내게 됐다. 여성의 불감증도 남성의 성을 무력화시킨다.

여성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도 남성의 성 건강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부인과적 질병이나 당뇨병, 고혈압, 관절통, 관상동맥질환, 신장병 등의 만성질환은 남성의 성을 서서히 무력화시키는 원인이다. 이때 남성은 노화와 함께 사정도 지연된다. 나이가 들면서 음경피부의 감수성이 감소한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여기에다 배우자가 폐경기에 접어들면서 여성호르몬 결핍으로 골반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져 질의 수축력 저하로 인해 사정이 지연될 수도 있다.

‘화이자 글로벌 조사’에 의하면 한국의 40대 여성 중 53%, 50대 여성의 48%가 성기능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40대의 38%, 50대의 37%는 성기능장애로 성관계를 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성기능장애 중에서 △성욕감퇴는 40대 24%, 50대 23% △성적 고조장애는 각각 24%, 50대 26% △성교통은 각각 25%, 21% △불충분한 질 분비액에 의한 어려움은 각각 21%, 27%로 나타났다.

중앙대 용산병원 비뇨기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