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영(23·경북체육회·사진)이 한국 체조 사상 국제 종합대회에서 첫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양태영은 지난달 30일 열린 2003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체조 남자 링과 평행봉에서 우승, 단체전과 개인종합에 이어 4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선수가 역대 국제종합대회에서 4관왕을 차지한 것은 86년 서울아시아경기 때 테니스의 유진선, 양궁의 양창훈 이후 처음이며 유니버시아드에서는 처음이다.
그동안 한국체조가 국제대회에서 얻은 금메달은 모두 5개. 91년 인디애나폴리스 세계선수권대회와 92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 도마의 유옥렬, 92년 셰필드유니버시아드 도마의 여홍철, 95년 후쿠오카유니버시아드 개인종합의 정진수, 99년 톈진 세계선수권대회 평행봉의 이주형이 딴 금메달이 전부.
대구유니버시아드가 16일부터 24일까지 열렸던 미국 애너하임 세계선수권대회와 맞물려 각국의 1진급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많이 불참했다고는 하지만 양태영의 4관왕 등극은 내년 아테네올림픽을 앞두고 고무적인 소식이다.
양태영은 체조를 시작한 지 11년째인 대기만성형. 2001년 베이징유니버시아드 단체와 도마 3위, 지난해 부산아시아경기 단체전 은메달을 따낸 게 최고의 성적이었다.
그는 동생 태석(21·한국체대)과 함께 체조 형제. 부산아시아경기에서는 동생 태석이 철봉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태영은 주 종목인 평행봉에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태영이 승승장구했지만 태석은 발목 부상으로 철봉에서 은메달에 그쳤다.
서울 창천초-성산중-서울체고-한국체대를 거친 양태영은 경기장을 벗어나면 컴퓨터 게임과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청년.
양태영은 “앞으로 언젠가는 올림픽 체조에서 한국 선수가 금메달을 따낼 것이다. 그 주인공이 나였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구=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