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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공부]토록식 독서 창의력 쑥쑥

입력 | 2003-09-01 16:26:00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독서로 논리적인 사고력을 기르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독서교육이 활발해지고 있다. 독서지도전문기관인 LC교육연구소의 한 강의실에서 어린이들이 자신이 읽은 책을 주제로 신문을 만든 뒤 토론하고 있다. 이훈구기자 ufo@donga.com


“진훈아, 이 기사는 너무 길어서 신문에 다 넣을 수 없을 것 같네. 핵심 내용에 밑줄을 긋고 내용을 줄여보는 게 어떨까?”

독서교육전문기관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LC교육연구소의 한 강의실.

26일 초등학교 5학년생 5명이 강사 이선명씨(26·여)와 함께 ‘어린이 이슬람 바로 알기’란 책을 이용해 신문을 만들고 있었다.

이 학원은 학생들에게 책을 비판적으로 읽은 뒤 이에 대해 토론하고 글을 쓰도록 가르치고 있다. 또 책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직접 대본을 쓰고 연극을 하거나 퀴즈놀이를 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미리 책을 읽어 온 학생들은 이날 2명 혹은 1명씩 사인펜과 색연필로 도화지에 기사를 쓰고 사진 등을 오려붙였다.

‘이슬람의 비밀’, ‘이슬람 문화알기’ 등 다양한 신문 제목이 등장했다.

학생들은 ‘이슬람의 뜻은’, ‘이슬람을 지탱하는 5가지 기둥’, ‘꾸란이 뭘까요’ 등등 여러 주제로 소제목을 뽑은 뒤 기사를 쓰고 사진을 붙였다.

2시간 뒤 학생들은 서로 만든 신문을 돌려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배진훈군은 이용하군이 만든 신문을 보고 “기사를 정리하는 의미로 O×퀴즈를 만든 게 유익하다”고 말했다. 이용하군은 배진훈군과 김민지양의 신문에 대해 “이슬람에 대해 부정적으로 여겼던 고정관념을 깬 점이 좋다”고 평가했다.

박승렬(朴承烈) LC교육연구소장은 “읽고 토론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쓰는 능력은 학창시절은 물론 성인이 되어서 더욱 필요한 능력”이라며 “창의적 문제 해결을 필요로 하는 현대사회에서는 어릴 때부터 다양한 독서 활동을 통해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탐구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독서 활동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학생들에게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도록 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비판적으로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토론하고 글을 쓰는 다각적인 방식이 도입되고 있는 것.

이런 방식의 책 읽기를 지도하는 독서지도사를 양성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사단법인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를 비롯해 이화여대평생교육원, 숙명여대평생교육원, 서울 YMCA 등에서 독서지도사를 양성하고 있으며 ㈜한샘닷컴도 최근 독서 지도자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시민단체인 독서토론사회실천연대(대표 김규칠·金圭七)는 소외계층 어린이들의 독서토론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한솔교육 변재용(邊在鎔) 사장이 만든 이 단체는 공부방 등 소외계층 어린이를 지도하는 시설 등에 책과 기금을 기증하거나 독서토론리더양성과정을 수강할 수 있도록 교육비를 지원하고 있다.

부모가 독서 지도법을 익혀 아이를 지도하면 책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의 관심 분야와 재능을 발견할 수 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유아는 선명-단순한 그림책
초등 고학년엔 위인전-고전
만화책 너무 빠져들지 않게

●어떤 책을 고를까

유아들에게는 그림이 많고 글씨가 큰 책이 적당하다. 그림책은 선명하고 단순한 것이 좋으며 삽화가 많은 책은 글과 그림이 상황에 맞는지 살펴야 한다. 과학 현상이나 동식물 등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책은 그림이 사실적으로 그려졌는지가 중요하다. 아이들은 편집이 비슷하고 이야기 전개가 유사하면 책에 싫증을 느끼기 쉬우므로 전집류를 사기보다 필요한 책을 그때그때 구입하는 것이 좋다.

초등학교 저학년인 경우 부모가 내용을 살펴보고 상상력을 기를 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긴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자주 서점을 찾아 여러 가지 책을 보여주고 직접 고르도록 하면 아이가 책에 흥미를 느낄 수 있다.

초등학교 3, 4학년 정도가 되면 위인전을 많이 읽도록 하고 5, 6학년 이상의 학생에게는 고전을 권하는 것이 좋다.

최근 만화로 엮은 고전이나 위인전이 많이 나오는데 아이가 만화책에 너무 빠져들면 글로 된 책을 읽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사회 문화 현상, 과학 상식 등 어려운 이야기를 만화로 그린 책들은 어린이들이 이러한 분야를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측면이 있어 만화책은 적절히 활용하도록 한다.

생후 10개월부터 책에 관심
질문 자주 던제 상상력 유발
쓰기교육 병행하면 효과적

●독서 지도 어떻게 하나

아이는 보통 생후 10개월 무렵이면 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이때 부모가 아이를 안고 책을 읽어주면 정서 발달에 도움이 된다.

유아나 초등생의 경우 아이에게 줄거리를 물어보면 책 내용을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때 아이는 대답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책의 중심 내용을 정리할 수가 있다. 또 등장인물 중 누가 제일 마음에 드는지, 이유가 뭔지, 그 상황에서 자신이라면 어떻게 했을 것인지 등등의 질문들을 던져 아이의 상상력을 키우는 한편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한다. 왜 재미있는지, 왜 마음에 드는지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함으로써 아이의 사고력을 키우도록 한다. 이와 함께 부모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도 같은 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자녀와 나누는데 도움이 된다.

읽기 쓰기 말하기 훈련은 함께할 때 효과가 있는 만큼 쓰기 교육도 함께하는 것이 좋다. 자유롭게 독후감을 쓰거나 주인공에게 편지쓰기, 인상 깊었던 장면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또 일기에 그날 읽은 책에 대한 느낌을 쓰거나 책의 내용을 알려주는 신문을 직접 만들어 보는 것도 권할 만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