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 고양이’ ‘좋은 사람’ ‘첫사랑’…. 최근 인기를 끌다 종영됐거나 시청자의 눈길을 잡고 있는 드라마가 광고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드라마에서의 배역이나 이미지, 그리고 촬영장 등을 광고에 그대로 재연하는 ‘드라마 같은 광고’로 광고 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한 것. ‘드라마는 본편이고 광고는 속편’인 셈이다. 광고에서 먼저 드라마 전개를 알려주는 예고편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KT의 삼각관계 러브스토리=한 여자(이나영)가 유선 전화기를 들고 남자친구(김래원)의 휴대전화에 전화를 건다. 하지만 그 남자는 다른 여자(한채영)와 함께 있다. 1시간쯤 전화로 얘기하자는 한 여자에게 남자는 바쁘다고 하고, 다른 여자는 “넌 누구니?”라고 묻는다.
전화를 건 여자는 남자의 변심에 눈물 흘리면서도 한 시간째 수화기를 들고 남자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KT가 새롭게 선보인 드라마 형식의 광고인 ‘러브스토리’편. ‘15초짜리 영상’이라는 TV 광고의 전형에서 벗어나 파격적 형식과 내용으로 눈길을 모은다. 긴 전화선만큼이나 꼬여 있는 삼각관계의 사랑이야기를 드라마 형식으로 그리고 있는 게 가장 큰 특징. 얼마 전 끝난 ‘옥탑방 고양이’를 통해 인기를 끌고 있는 김래원과 순수하고 순애보적 이미지로 신세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이나영, 섹시한 몸매로 잘 알려진 여배우이면서 CF에서도 주가가 올라가고 있는 한채영 등 스타들을 내세워 스토리의 긴장감과 재미를 높인다.
광고가 주는 메시지는 전화로 사랑하고 전화로 이별하는 젊은 연인들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긴 통화는 KT 전화로’ 하라는 것.
삼각관계는 모두 4편으로 나뉘어 선보일 예정이다. 세 명의 등장인물이 직접 녹음한 첫 만남에서 삼각관계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자동응답서비스(ARS)를 통해 설명해 주는 것도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는다.
▽드라마로 끌어 주고, 광고로 받쳐 주고=학습지로 유명한 ‘웅진씽크빅’은 최근 시작한 MBC 새 미니시리즈 ‘좋은 사람’에서 학습지 선생님으로 출연하는 여자 주인공(한지민)을 광고의 같은 배역으로 캐스팅했다.
드라마와 광고의 방영 시기를 같이 해 드라마에 나오는 여주인공을 광고에 등장시켜 광고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 광고에 선생님을 등장시켜 ‘아이-부모-선생님’으로 이어지는 창의력 삼위일체를 보여주고 있다. 웅진씽크빅의 문기복 광고팀장은 “아이들을 칭찬과 사랑으로 가르치는 따뜻한 선생님, 기존 교사의 이미지와 다르게 신세대 선생님의 상큼하고 열정어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주안점”이라고 설명한다.
▽드라마 콘텐츠를 그대로 활용=현대 미니M카드 광고 첫 장면에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SBS 특집 드라마 ‘첫사랑’의 촬영 현장이라는 자막과 함께 드라마 촬영 현장이 나온다. 드라마에 출연하는 유수영이 새 차를 몰고 촬영장에 멋지게 들어온다. 환호하며 좋아하는 조안이 “태워줄 거지?”라고 묻자, 유수영은 “너도 사라∼”라고 대답한다. 조안이 “돈이 있어야지”라고 하자 ‘아직도 몰라? 현대카드 미니M’이라는 자막이 떠오른다. 광고 카피도 ‘첫사랑, 현대카드 M’으로 드라마 타이틀을 그대로 썼다. 오리콤 유병선 차장은 “드라마와 연계한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친숙해 광고의 주목도도 올라간다”고 말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