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10월10일 292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해훼리호 사건 10주년을 맞아 숨진 원혼을 달래는 전북 부안군 위도∼격포항 간 도영(渡泳)행사가 열린다.
다음달 10일 열리는 이 행사는 유가족들의 슬픔을 달래고 잊혀져 가는 사고를 되새겨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에 경종을 울리자는 취지로 시민들에 의해 준비되고 있다.
국가대표 수영선수 출신으로 위도가 고향인 박성수씨(40·아파트 관리소장)는 서해훼리호 사건이 점차 잊혀지는 것이 안타까워 위도∼격포간 14.5km를 헤엄쳐 건너는 행사를 계획하고 올해 초 인터넷을 통해 참가자를 모집했다.
박씨는 참가 희망자가 250명이나 몰리자 자체적으로 선발전을 거쳐 14명을 골라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수영 선수 출신, 공무원, 가정주부, 자영업자, 회사원 등 다양하다. 이들은 경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부안에서 한달 가까이 맹훈련을 하고 있다.
이들은 사고가 발생한 시각인 10월10일 오전 10시에 바다에 뛰어 들어 10명이 릴레이 형식으로 격포항까지 수영할 예정이다.
사고 당시 친척과 친구 등을 잃은 아픔을 겪은 박씨는 “당시 ‘통곡의 섬’으로 불리웠던 위도가 최근에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문제로 다시 홍역을 앓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이같은 후진국형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도영행사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주=김광오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