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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육상 5000m ‘0.04초 드라마’…세계육상선수권

입력 | 2003-09-01 17:55:00


‘0.04초차의 승부.’

100m 출전선수들이 결승선을 통과하는 것 같았다. 두 선수는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고 피 말리는 0.04초차로 1, 2위가 갈렸다.

1일 파리 생드니경기장에서 열린 2003파리세계육상선수권 남자 5000m 결승. 케냐의 18세 ‘신성’ 엘리우드 킵초게가 12분52초79를 기록해 ‘중거리의 최강자’ 히참 엘 게루즈(29·12분52초83·모로코)를 따돌리는 이변을 일으키며 우승했다.

당초 우승후보는 이번 대회에서 1500m를 4연패한 엘 게루즈와 남자 1만m에서 ‘에티오피아의 영웅’ 하일레 게브르셀라시에를 꺾고 우승한 케네니사 베켈레(21·에티오피아). 올 시즌 최고기록도 엘 게루즈(12분50초24)와 베켈레(12분52초26)가 참가자중 가장 빨랐다. 그러나 줄곧 2, 3위권을 달리던 킵초게가 100m를 남기고 스퍼트, 엘 게루즈를 간발의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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킵초게는 지난해 케냐 크로스컨트리 주니어 챔피언에 오르며 주목을 받기 시작한 신예. 지난해 9월 베를린그랑프리 5000m에서 13분13초03으로 9위를 기록하며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뒤 올 6월 오슬로그랑프리에서 12분52초61로 3위를 차지하며 ‘샛별’로 떠올랐다.

제9회 파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① ②

남자 5000m 결승에서 케냐의 엘리우드 킵초게(왼쪽)와 모로코의 히참 엘 게루즈가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파리=AP연합

게루즈는 1924년 파리올림픽 때 1500m와 5000m를 동시 석권한 파보 누르미(핀란드) 이후 79년 만에 ‘중·장거리 동시 석권’에 도전했으나 800m를 남기고 너무 빨리 스퍼트 하는 바람에 꿈을 접었다.

남자 400m계주에서는 미국이 마지막 주자 J.J. 존슨의 역주에 힘입어 38초06을 기록, 영국(38초08)을 누르고 통산 7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남자 1600m계주(2분58초88)와 여자 1600m계주(3분22초63)도 휩쓸었다.

남자 800m에서는 알제리의 드자비르 사이드-게르니가 1분44초81로 정상에 올랐고 여자 높이뛰기에서는 남아공의 헤스트리 클뢰테가 2m06으로 2연패를 달성했다.

이날 폐막된 이번 대회에서 미국은 금메달 10개로 러시아(금 6)를 제치고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경보 2개 종목을 제외하고는 세계 신기록이 나오지 않아 기록 흉작을 보였다.

양종구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