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근무제 실시에 따른 임금 보전의 강제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1일 고건(高建) 총리까지 나서 “임금 보전은 (강제 규정이 아니라) 훈시 규정”이라며 법제처가 국감자료로 제출한 ‘근로기준법 심의경과 보고’란 문건의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법조계와 학계 일부에서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부칙(42조1항)은 강제 규정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유력한 상황이다.
권기홍(權奇洪) 노동부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임금 보전에 관한 것은 외국 입법례에서도 볼 수 있듯 법으로 강제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법에 선언적 규정을 둬 이를 준거로 행정지도를 강력히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권 장관은 또 “경영계가 (주5일근무제 시행에 따른) 임금 인하 의도를 갖고 있지 않으며 문제가 발생한다면 경영계와 의논해 법에 호소하지 않고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성광원(成光元) 법제처장도 이날 “근로기준법에 대한 유권해석은 노동부에서 우선 하는 것이고, 부칙은 법 심사과정에서 노사 양측이 합의한 선언적 규정”이라고 거듭 밝혔다.
하지만 법조계 등에서는 “법제처가 심의과정에서 강제 규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석했고 실제로 노사간 소송이 발생한다면 이를 근거로 근로자측이 승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김선수(金善洙) 변호사는 “만일 근로자들이 임금 삭제에 따른 소송을 사용자를 상대로 제기한다면, 근로기준법 개정안 부칙에 대한 법제처의 유권해석이 ‘선언규정’으로 결론나더라도 법원은 임금 인하분을 보전하지 않는 사용자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진(金珍) 변호사도 “법제처의 해석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입법 과정에서 나온 것이므로 앞으로 소송 발생시 중대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며 “문제의 부칙이 선언적 규정이 되기 위해서는 ‘임금이 저하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에서 ‘임금 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수준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제처의 심의문건을 공개한 민주당 천정배(千正培) 의원측도 “법제처 심의과정에서의 해석은 명백하게 임금 보전을 강제 규정한 것으로 본다”며 “정부측에서 사안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문제의 부칙을 선언적 규정이라고 둘러대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