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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盧 부산-경남 총선개입" vs 청와대 "억측 말라"

입력 | 2003-09-01 18:39:00


17대 총선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하면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총선 중립성 시비가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이 1일 “노 대통령은 총선개입 의지를 노골화하고 있다”며 청와대의 선거 중립을 촉구하고 나서자 청와대측은 즉각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정당한 국정수행에 대해 발목을 잡는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맞받아쳤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첨예하게 맞붙은 전선은 내년 총선의 최대 접전지역으로 예상되는 부산 경남(PK) 지역. PK 지역은 여로서는 ‘노무현 바람’을 기대할 수 있어서, 야는 ‘텃밭’이어서 양측이 서로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한나라당은 우선 8일 부산에서 열리는 시도지사협의회에 노 대통령이 참석하기로 한 데 대해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노 대통령이 이해성(李海成) 전 대통령홍보수석, 최도술(崔導術) 전 대통령총무, 박재호(朴在昊) 전 대통령정무2비서관 등 측근들이 출사표를 던진 부산을, 그것도 추석 전에 방문키로 한 배경이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부산에서 열릴 시도지사협의회 행사 참석은 “협의회측의 참석 요청을 청와대가 수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터무니없는 억측”이라고 일축했다.

대통령이 한나라당 소속인 김혁규(金爀珪) 경남지사와 몇 차례 만난 배경을 둘러싸고도 양측은 신경전을 폈다.

한나라당은 김 지사를 내년 총선에서 ‘노무현 신당’ 후보로 경남지역에 내보내기 위한 청와대의 정지작업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청와대측은 “두 분은 지역 현안보고 등으로 만났으며, 무슨 꿍꿍이속이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 지사도 사석에서 “내년 총선 출마계획은 없다”고 밝혔다는 후문이다.

노 대통령이 지역언론과 잇달아 청와대 간담회를 갖는 것도 쟁점이 됐다. 한나라당은 “특정 언론에 대해 소송까지 하는 대통령이 전국의 지역언론 보도책임자들을 줄줄이 청와대로 부르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간담회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새 정부의 컨셉트는 지방분권이며 이 차원에서 지역언론 활성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며 “청와대 간담회는 중앙언론에 대한 소송과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노 대통령이 청와대로 자신의 고향인 경남 김해시 주민들을 초청한 의도를 둘러싸고도 한나라당측은 “선심성 관광이란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며 선관위 조사를 촉구했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올봄부터 대통령이 ‘고향사람들 고생이 많았다’고 해서 자리를 한번 만들려고 했으나 성사되지 못하다가 이번에 겨우 자리를 함께 한 것”이라고 되받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총선개입 논란에 대한 주요 쟁점쟁점한나라당 주장청와대 반박노 대통령, 8일 부산에서 시도지사협의회 개최“친노(親盧) 세력의 부산 출마선언이 줄을 잇는 미묘한 시기에 대통령이 부산까지 내려와 시도지사협의회를 주재하는 것은 노골적인 사전선거운동”“시도지사협의회 참석은 새 정부 출범 초에 연 2회 열기로 결정한 것으로 시도지사협의회의 요청을 받아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일 뿐 총선과는 무관”정찬용 대통령인사보좌관, 8월 27일 부산에서 ‘참여정부 인사혁신토론회’ 개최“대통령 부산 방문을 앞둔 사전 분위기 조성용”“대통령인사보좌관으로서 참여정부의 인사철학을 전한 것으로 부산뿐 아니라 호남에서도 한 행사”노 대통령, 지역 언론사 간부들과의 잇따른 간담회(8월 19일 대구 경북에 이어 5일 광주 전남, 24일 부산 경남 예정)“특정 언론에는 소송까지 하는 대통령이 지역언론 보도 책임자들과 청와대 간담회를 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지방분권을 위한 지역언론 활성화는 대통령의 의지이며 중앙언론사와의 소송문제와는 별개 사안”노 대통령, 총선출마 선언한 ‘청와대비서관’면담(8월 23일)“선거는 큰 구도가 어떻게 짜여지는가가 중요하다” “모두들 지역구에 내려가 성공하길 빈다”고 한 것은 대통령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총선 출마를 위해 대통령에게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통상적인 얘기를 했을 뿐이며 특별한 의도를 갖고 한 발언은 아니었음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