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최고경영자(CEO)의 보수 현황을 주주들에게 남김없이 공개해야만 하는 것일까.
미국 경제전문잡지 포브스는 최신호에서 “그렇다”고 결론지었다. 이 잡지는 “CEO의 보수를 알리는 것은 일종의 의무”라며 “주주들은 CEO의 보수 수준을 자신이 맡긴 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잣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포브스는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이사들이 CEO의 보수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면 회계규정을 어겨도 제동을 걸 수 없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했다.
이러한 주장은 미국식 ‘주주자본주의’를 근거로 나온 것. 미국은 엔론 회계부정을 겪은 뒤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앞장서 경영진 급여체계와 결정과정을 대대적으로 개혁하고 있다.
그러나 CEO의 보수 공개에 대해 유럽 일부 국가와 아시아 국가들의 생각은 많이 다르다. 포브스는 시가 총액 190억달러(약 21조원)의 독일 뮈니히 재보험사도 CEO의 보수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은 지난해 ‘기업지배구조 행동기준’을 마련해 CEO의 보수를 인터넷 홈페이지와 공식 서류에 의무 공개하도록 했다. 하지만 뮈니히는 최고경영자 보수공개는 권유 조항에 불과하다며 따르지 않고 있다.
유비에스(UBS)와 네슬레 등 스위스 다국적 기업들도 CEO 보수를 공개하지 않는다. 유럽의 일부 기업들은 어쩔 수 없을 경우 경영진 전체의 보수 총액만 밝히고 있다. 개인의 보수는 사적인 영역으로 남들이 간섭할 일이 아니라는 논리다.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최근 기업지배구조 기준을 앞다퉈 만들었지만 기업들은 이 기준이 제약조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각국 CEO의 보수 순위순위기업이름금액(만달러)1노키아요르마 올리라1,5602유비에스피터 우프리*9803영국석유(BP)존 브라운8444보다폰크리스토퍼 겐트 경7465도이치방크 그룹조세프 악커만6306로레알 그룹린드세이 오웬-존스5937디아지오폴 S 월시5518BHP 빌리톤브라이언 길버스턴5069네슬레피터 브라벡-레트마트*50010크레디 스위스 그룹오스왈드 그루벨*49311로쉬 그룹프란츠 후머48612산탄데르 센트랄 히스파노 은행 그룹알프레도 사엔즈47613바클레이매튜 윌리엄 바렛40114스코틀랜드 로열은행 그룹굿윈38815글락소스미스클라인장-피에르 가르니36916토탈디에리 데스마레33317HSBC 그룹케이스 휘슨32618유니레버안토니 버그만31219E.온울리히 하트만*29820로열 더치 셸 그룹필립 와츠271미국 제외, 2002년 기준. *는 추정 금액.
이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