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리기’에 나선 대형 할인점들이 곳곳에서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주민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한국까르푸는 광주 남구 방림동에 2800여평 규모의 할인점 부지 매입을 추진하다가 최근 사업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교통 혼잡을 해결하라는 시와 구청의 요구를 들어주면 40억원의 추가 비용이 예상되기 때문.
한국까르푸 고승태 이사는 “인허가 문제에 발목이 잡혀 한국에 투자할 돈이 중국 등으로 빠져나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역 주민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전북지역 이마트 지역법인화를 위한 도민연대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마트가 전북지역 자금을 역외로 유출시키고 지역 경제를 위축시킨다”며 전북지역 이마트 매장의 지역 법인화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는 “다른 업종과 형평성에 어긋나며 시장 경제 논리에도 맞지 않다”며 “기업을 하지 말라는 말과 다름없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
그러나 16개 시도지사협의회는 최근 대형 할인점을 낼 때 시도지사의 사전 심의를 받는 ‘사전 심의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관련 부처에 건의하는 등 할인점 규제를 강화할 태세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유통시장이 개방돼 새로운 규제는 통상 마찰의 빌미가 된다”며 “규제보다 지역 상인 육성을 통해 지역 경제를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